(사진=AFP)
사업 전환 배경에는 올버즈의 극적인 몰락이 있다. 올버즈는 지난달 브랜드와 지적재산권을 라이선스 기업 아메리칸 익스체인지 그룹에 3900만달러에 매각했다. 아메리칸 익스체인지는 에드 하디, 에어로솔즈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그룹으로, 올버즈의 이름과 친환경 운동화 디자인 권리를 모두 가져가기로 했다. 올버즈가 새 이름이 필요해진 이유다.
올버즈 주주들은 다음달 18일 회의에서 아메리칸 익스체인지 그룹과의 자산 매각 계약, AI 사업 전환을 위한 신규 투자 계약, 사명 변경안을 승인해야 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에 따르면 뉴버드 AI는 환경 보전 관련 정관 조항 삭제도 추진하며 친환경 정체성과의 완전한 결별을 예고했다.
올버즈는 2015년 산업 엔지니어 조이 즈윌링거와 전직 프로축구 선수 팀 브라운이 공동 설립했다. 메리노 울과 유칼립투스 섬유 등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운동화로 주목받았고, 2016년 출시한 울 러너는 실리콘밸리 테크업계 필수 아이템이 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친환경 프리미엄 가격을 꺼리고 트렌드가 급속도로 바뀌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애널리스트는 “올버즈는 고공 비행을 하다가 죽은 앵무새가 됐다. 친환경이라는 가치는 대부분의 신발 소비자에게는 핵심 구매 기준이 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친환경이라는 마케팅 포인트가 대다수 소비자에게 스타일·가격·착용감보다 우선순위가 아니었다는 얘기다.
AI 사업으로 변경하기 위한 자금은 기관투자자로부터 50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확보했다. 그러나 AI 인프라 시장에서 이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가 올해 300억~350억달러, 후발주자 네비우스도 160억~2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것과 대비된다.
공급 부족인 AI 칩 구매 경쟁에서도 훨씬 자금력이 큰 업체들 뒤에 줄을 서야 하는 처지다. 윌리엄블레어의 딜런 카든 애널리스트는 “5000만달러는 양동이에 물 한 방울”이라며 “어떤 기준으로 봐도 절체절명의 승부수”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회사 주가는 전일 종가 2.49달러에서 16.99달러로 치솟았다. 다만 이날 주가 급등에도 2021년 기업공개(IPO) 시점 대비 주가는 9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에 따른 시가총액은 약 1억 5000만달러로, 한때 40억달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한편 운동화 사업을 접고 GPU 임대업에 뛰어드는 파격적인 행보지만, 올버즈처럼 AI 등 신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노래방 기기 업체 싱잉머신이 AI 기업 ‘알고리듬 홀딩스’로, 아이스티 업체 롱아일랜드 아이스티가 ‘롱 블록체인’으로 전환한 것이 대표 사례다.
코닥도 암호화폐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일본 호텔 운영사, 플로리다 완구업체, 네일숍 체인, 전동자전거 업체 등이 비트코인 투자회사로 변신하는 열풍이 불기도 했다. 다만 대부분 열풍이 식으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