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발표 했더니 주가↑…‘대규모 감원 시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6일, 오후 07:13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대규모 감원이 경영난으로 해석되던 과거와 달리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도입, 치솟는 기술 개발 비용 등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스냅챗 어플.(사진=AFP)
15일(현지시간)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의 에번 스피걸 최고경영자(CEO)는 공개 서한을 통해 정규직 직원 16%를 포함해 1000명을 해고하고, 채용 중이었던 직위 300개도 폐지한다고 밝혔다.

연초 대비 약 31% 하락한 스냅의 주가는 구조조정 발표 이후 비용 절감 기대감으로 8% 가까이 상승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냅을 비롯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 트위터 공동 창업자 잭 도시가 설립한 결제 회사 블록 등 최근 대규모 감원 진행한 기업들을 거론하면서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곳곳에서 이어지는 대대적인 인력 감축이 오히려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량 해고는 기업이 실적을 회복하기 위해 취하는 극단적인 조치처럼 여겨졌다. 마치 관리 부실의 신호로 인식됐다. 최근 들어 시장은 과감한 조치를 통한 재무적 이점에 주목하면서 대규모 감원 소식이 주가 상승 재료가 된 것이다.

블록도 2월 말 전체 인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4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이전까지 올 들어 16% 하락했던 주가는 그 이상으로 반등했다.

암리타 아후자 블록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 기업 경영진들이 자사에서도 이와 같은 대대적인 감원을 어떻게 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요청했다”며 “대량 해고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CFO로서 이 문제에서는 너무 늦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일찍 대처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SJ는 미국 기업들이 인재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 경영진들이 큰 폭의 급여 인상이나 기타 혜택 제공 등으로 인재 유치 경쟁을 벌였다면 이제는 인력이 많을수록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기술 구축 비용

벤처 캐피털 회사 샤인 캐피털의 설립자이자 미디어 기업 IAC의 전 임원인 모 코이프만은 “모든 기업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기업은 언제든지 인력의 30%에서 50%를 감축해도 실적에 실질적인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며 “AI 도입의 영향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AI가 오랫동안 필요했을 ‘적정 규모 조정’을 실행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해 줬다”고 말했다.

이에 기술 분야를 비롯한 사무직 근로자들의 새로운 일자리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경제학자 가드 레바논이 노동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개월 동안 34세 이하 대학 졸업자의 실업률은 2년제 전문학사 학위 소지자의 실업률인 4.1%에 근접했고, 이제는 이를 넘어섰다. 그는 “학사 학위가 주는 고용 안정성의 이점은 적어도 당분간은 없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해고가 확산된다면 이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경제학자인 다나 M. 피터슨은 대부분 대규모 감원이 기술 부문에 집중되어 있지만, 코로나19 시대에 채용을 확대했던 창고, 물류 및 기타 산업에서도 감원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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