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억지력 약화 현실로…유럽에 美무기 공급 지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7일, 오전 10:07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이란과 전쟁을 치르면서 무기 재고가 소진돼 유럽으로 무기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도 무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우려했던 대(對) 러시아 억지력이 약화하는 모양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드론 공습을 받아 손상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주택. (사진=AFP)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이란 전쟁으로 무기 재고가 소진돼 이전에 계약했던 무기 공급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부 유럽 국가들에 통보했다. 통보를 받은 국가에는 스칸디나비아와 발트해의 북유럽 국가들과 동유럽 국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무기들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했지만 아직 인도되지 않았다. 미국 관리들은 최근 유럽 각국과 양자 서한에서 무기 인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럽 관계자들은 미국의 무기 공급 지연으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2023년 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 개시 이후 대포와 탄약, 대전차 미사일 등 수십억 달러 상당의 무기 비축량을 이미 소진한 상태였다. 여기에 이란의 탄도미사일을 막기 위한 PAC-3 패트리어트 미사일 요격 시스템에 대한 걸프 국가들의 수요도 최근 급증했다. 해당 요격 시스템은 우크라이나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무기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FMS 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유럽 나토 파트너 국가들에게 미국산 무기 구매를 확대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외국은 미국 정부의 물류 지원과 승인을 받아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유럽의 재래식 방어 책임을 높이기 위한 용도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미국의 무기 공급이 지연되면서 유럽은 유럽 내에서의 무기 생산 체계에 관심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방비 증액 요구와 그란란드 병합 경고 등에 시달려 온 유럽은 ‘미국 없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구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유럽의 무기 생산 증강 필요성에 공감하고, 양 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폰데라이언 위원장은 “유럽이 무기 생산량뿐 아니라 제조 및 공급 속도 또한 중요한 문제이므로 방위산업 투자를 늘리고 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