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전쟁이 시장을 강타한 3월에 급등했지만, 미국과 이란이 지난 7일 휴전에 합의한 이후로는 약 1.4% 하락했다. 달러 대비 위험 통화인 스칸디나비아·뉴질랜드·호주 달러는 같은 기간 약 3% 오름세를 보였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회복했다.
◇“달러 약세 구조적 요인 다시 주목”
안전자산 매력이 퇴조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달러를 지난해 8% 끌어내렸던 구조적 약세 요인으로 다시 옮겨가고 있다. 지난해 달러 낙폭은 2017년 이후 최대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3~9일 실시한 설문에서 올해 펀드매니저들의 두 번째로 강한 확신 트레이드는 달러 숏이었다. 랠프 프로이서 등 뱅크오브아메리카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은 이란 전쟁을 달러 추세의 전환이 아닌 2026년 경로 자체의 수준 이동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달러 광범위 매도를 권고하며 유로화가 현재 약 1.18달러 수준에서 1.2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웰스파고는 스웨덴 크로나 매수·달러 매도 전략을 추천했다. JP모간체이스 전략가들은 지난주 “중기적으로 달러는 이번 갈등에서 불리한 결과를 맞이할 것”이라며 전쟁 관련 고지출을 근거로 들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 변동률 추이 (단위: %, 자료: 블룸버그) *2024년 12월 31일 종가 대비
달러 약세론에 불을 지피는 또 다른 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제때 물러나지 않으면 해임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하면서다. 이 경우 케빈 워시 의장 후보자 인준 절차가 완료되기 전 트럼프 측근이 임시 의장에 앉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런던 브로커 XTB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이는 지난해 달러를 크게 짓눌렀던 달러 가치 하락 테마로 다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전 불안정성은 변수…씨티 “달러 강세 베팅 유리”
달러 약세 베팅에 브레이크를 거는 요인도 존재한다. 파키스탄이 오는 21일 공식 만료되는 휴전을 연장하기 위한 중재에 나섰으나 상황은 불안정하다. 호르무즈 해협의 이중 봉쇄가 유지되면서 유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씨티그룹 외환 애널리스트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원자재 가격이 위험자산 상승 여력을 제한하고 채권 수익률과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 포지션이 리스크 대비 수익 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봤다.
관건은 미·이란 휴전의 지속 가능성이다. 시장에서는 양측간 협상이 결렬되면 유가 재급등과 함께 달러 강세가 재점화되는 반면, 전쟁이 공식 종결되면 달러 약세 구조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자금의 비(非)미국 자산 이동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달러 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환헤지 비율 추이 (단위: %, 자료: 스테이트스트리트·블룸버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