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앞두고 서울 전세 ‘절벽’…매물 반토막에 가격 급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19일, 오전 09:18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봄 이사철임에도 불구하고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들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인 2024년 4월(3만750건)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준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감소 폭은 노원구(-88.5%), 중랑구(-88.0%), 강북구(-83.5%), 성북구(-83.4%), 금천구(-77.1%) 순으로 컸다. 일부 지역은 전세 매물이 50건 안팎에 불과해 사실상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대단지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노원구 월계동의 한 대단지에서는 현재 전세 물건이 2~3건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일부 단지는 아예 매물이 없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 시행된 ‘10·15 대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됐고, 이에 따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전세 공급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전세 물량 감소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149만원으로, 다시 6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강북구 미아동의 한 신축 단지에서는 전용면적 84㎡ 전세가가 이달 초 7억7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불과 몇 달 전보다 1억원 가까이 오른 수준이다. 현재 동일 면적대 매물은 8억원대 후반까지 올라와 있다.

매매가격 상승세가 다소 둔화된 가운데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세가율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1%로, 11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세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 전환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48.3%로, 사실상 절반에 육박했다. 과거 20~30%대에 머물던 월세 비중이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월세 시장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월세 매물 또한 1~2년 전보다 줄어들었고,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2만8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세 공급 감소와 금융 규제, 세 부담 증가 등이 맞물리며 임대차 시장이 구조적으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서민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수급 안정과 가격 완화를 위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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