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예바 국제금융기구(IMF) 총재(사진=AFP)
그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공적 대출기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할 수 있는 나라가 약 12개국에 이르며, 그 대부분이 아프리카에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가운데 5~8개국은 이미 IMF의 지원을 받고 있어 기존 지원 프로그램의 증액이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예바 총재는 재정 여력이 제한적이고 수입에 의존하는 빈곤국들이 인플레이션 충격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대다수가 이러한 취약성 구역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아담 포센 소장은 에너지 가격 급등, 식량 및 비료 가격 상승에 달러 강세까지 겹치면서 중·저소득 에너지 수입국들이 3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고소득 국가보다 개도국이 훨씬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진전 조짐이 나타나면서 최근 금융 시장은 반등하고 유가는 하락했다. 씨티그룹의 네이선 시츠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문제로 사람들이 고심하던 때만큼 긴박한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여전히 불안감은 있지만 세계 경제의 근본적인 회복력에 대한 인식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안제이 도만스키 폴란드 재무장관은 이번 위기가 조기에 종식된다면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으나 수입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저소득 및 개도국들에 대한 파장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선진국 전체에 대한 전망은 크게 변경하지 않았으나 신흥국 및 개도국의 성장 전망치를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실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위기 상황은 에티오피아,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연료 공급 차질이 전력 생산과 교통에 타격을 입혔으며, 비료 가격 급등으로 식량 가격도 상승했다.
IMF 보고서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3분의 1 이상이 채무 위기 위험이 높거나 이미 위기에 처해 있으며, 21개국에서는 재정 적자 규모가 부채 안정화에 필요한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WB)은 취약 국가와 자금 조달 방안 등을 평가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레자 바키르 전 파키스탄 중앙은행 총재는 이란 전쟁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의 막대한 부의 이전을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위태로운 상태였던 국가들은 재정적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다”며 “IMF와 세계은행에 손을 벌려야 하는 정부일수록 에너지·식량 보조금을 축소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격 상승 부담을 국민에게 넘길 경우 정권 지지율 하락과 사회적 반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충격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격차뿐만 아니라 같은 국가 내에서도 빈부 격차를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K자형 경제’다.
BNP 파리바의 이사벨 마테오스 이 라고 수석 경제학자는 소득 대비 연료비 지출 비중은 빈곤층이 부유층보다 훨씬 높다는 점에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고통은 미국 빈곤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부유한 미국인들은 최근 대규모 세금 환급과 주가 상승에 따른 자산 효과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마테오스 이 라고 경제학자는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언급하면서 “누구나 한 표씩을 행사할 수 있어 투표에는 ‘K자형’ 격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