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또 TACO일걸?"…아시아 증시 일제히 상승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0일, 오후 01:5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시아 증시가 20일 장 초반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교착 우려와 함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기술주에 대한 매수세가 되살아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에 대한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미국과 이란은 지난 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차 협상을 합의 없이 끝냈다. 이후 미군은 협상 결렬 직후 이란 해안 전역에 대한 해상 봉쇄를 본격화했고, 이란은 이에 맞서 18일 호르무즈 해협을 재차 봉쇄했다. 앞서 양국은 8일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짜리 임시 휴전에 합의했으며, 이 휴전 시한은 트럼프 대통령 언급 기준 오는 22일 만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대표단을 파키스탄에 보내겠다며 이란과의 협상 의지를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지난 18일 국영 IRNA·IRIB 등을 통해 “현재로선 미국과의 2차 협상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 △과도한 요구와 끊임없는 입장 번복 △휴전 위반 등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미 해군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19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반다르아바스항으로 향하던 이란 화물선 ‘투스카호’에 포격을 가해 기관실을 무력화한 뒤 해병대를 투입해 나포한 사건이 더해지며, 이란은 이를 “무장 해적 행위”로 규정하고 보복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아시아 증시는 지난주 강세 흐름을 이어가려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6.41포인트 오른 6198.33을 찍으며 소폭 상승 출발했다. 이는 미군의 이란 선박 나포에 대해 이란군이 즉각적인 보복을 경고한 가운데 나온 반등이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도 닛케이225지수가 20일 장 초반 상승 출발했다. 닛케이지수는 지난 16일 2.38% 급등해 5만 9518.34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17일 중동 경계감에 0.95% 되밀렸으나 이날 다시 반도체·AI 관련주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흐름을 재개하는 모습이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16일 1.7% 오른 2만 6394.26을 기록한 데 이어 20일에도 기술주 강세를 따라 오름세로 출발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TSMC 등 AI 공급망 핵심 종목의 강세에 힘입어 전고점에 재도전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승을 이끄는 엔진은 AI·반도체라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일본에선 어드반테스트와 소프트뱅크그룹, 홍콩에선 알리바바와 SMIC, 대만에선 TSMC 등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국제유가도 우호적이다. 지난달 한때 브렌트유가 배럴당 11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들어서는 94~98달러 박스권으로 내려와 봉쇄 장기화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 다만 22일 임시 휴전 만료 이후 확전 여부, 이란의 투스카호 나포에 대한 보복 수위 등은 여전히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투자자들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삭소뱅크의 차루 차나나 수석전략가는 로이터에 “협상이 결렬됐지만 외교 통로는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며 “이 정도면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기엔 충분하지만, 시장이 증거보다 빠르게 긴장 완화를 반영하고 있어 헤드라인에 따른 변동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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