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충남도)
산업계는 줄곧 급격한 전기료 상승 부담을 호소해 왔으나 정부와 정치권은 이를 외면했다.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이유로 산업계에만 요금인상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었고, 이재명 정부는 철강·석유화학 산업의 위기 속에서 나온 각종 지원법안(석화특별법·K스틸법) 제정 과정에서 전기료 감면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듣지 않았다.
정부는 한발 더 나아가 산업계의 전기료 부담 호소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지난 16일 산업용 계절·시간대별(계시별) 요금제 개편안을 시행하면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1%가량 내릴 수 있다는 식으로 포장한 게 대표적이다. 낮에만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보급 확대에 맞춰 전력 소비 시간대를 옮기는 부담을 산업계에만 부여한 정책임에도, 이를 마치 산업용 요금부담 완화 정책처럼 보이게 했다. 심지어 514개 전력 다소비 기업이 이번 조치로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적용 시점을 10월로 연기했고, 정부 역시 이중 최소 352개사의 비용 상승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그 결과에 대해선 쉬쉬했다.
이 같은 포퓰리즘식 정책은 결국 우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에 가려져 있지만 우리 경제, 특히 철강·석화 등 기간산업은 미국발 관세 압력과 중동 전쟁, 탄소 규제 강화라는 대내외 압력 속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우리 삶의 근간이 되는 기간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최근 수년간 치솟은 전기료 부담을 완화할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최소한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부담을 산업계에만 전가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