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유가 급등에 뉴욕증시 하락…미·이란협상 직전 ‘일촉즉발’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전 06:1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24% 빠진 7109.14에 마감하며 5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멈췄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26% 떨어진 2만4404.39를 기록하며 13거래일 상승 랠리를 종료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0.01% 내린 4만9442.56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반면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상승하며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시장은 주말 사이 중동 정세 악화에 주목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이번 주 만료를 앞둔 가운데, 추가 협상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긴장감이 재부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휴전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나쁜 합의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며 휴전 종료 시점을 “워싱턴 시간 수요일(22일) 저녁”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협상 타결 시까지 유지하겠다는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이와 동시에 미국 협상단은 파키스탄으로 이동 중이지만, 이란 측은 추가 협상 참여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은 최근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이란이 미군의 공격에 대응해 통제 수위를 높이면서 주요 원유 수송로 기능이 다시 위축됐다.

앞서 이란은 한때 해협 재개방을 선언했지만, 미국이 해상 봉쇄를 유지하고 이란 선박을 공격하면서 상황은 하루 만에 다시 악화됐다. 시장에서는 양측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외환중개업체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하루도 채 가지 못했다”며 “양측이 협상 시한을 앞두고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5.48달러로 전장 대비 5.10달러(5.64%)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5.76달러(6.87%) 오른 배럴당 8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씨티그룹은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이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씨티그룹은 미국과 이란이 초기 합의에 도달하거나 휴전을 연장할 가능성도 열어두며, 이후 보다 포괄적인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동시에 협상이 결렬될 경우 장기적인 공급 충격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소비와 경기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연료비 상승이 가계 지출을 압박하면서 다른 소비를 위축시키는 ‘수요 파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러한 수요 둔화 위험을 반영할 경우 현재 주식시장은 더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정세와 함께 이번 주 주요 경제지표와 통화정책 변수에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후보로 지명한 케빈 워시는 21일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워시 후보자는 사전 발언문에서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발표되는 3월 소매판매 지표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전체 소매판매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을 제외할 경우 소비 증가세는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변동성이 증시 방향을 좌우하겠지만, 점차 기업 실적과 물가, 연준 정책 등 펀더멘털 요인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튜이티의 스콧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쟁 이전에도 시장은 저렴하지 않았고 최근 상승으로 연초 대비 수익률을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돌아온 것에 불과하다”며 “투자자들은 곧 밸류에이션, 기업 실적, 인플레이션, 경기, 고용시장, 연방준비제도 정책 등 보다 근본적인 요인에 다시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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