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러와 통화서 “美 휴전 반복적으로 위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전 08:5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미국이 휴전을 반복적·지속적으로 위반하고 있으며, 항만과 선박을 겨냥한 불법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사진=러시아 외무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라브로프 장관과 아라그치 장관이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번 통화에서 미국이 휴전 조건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상세히 제기하며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미군이 컨테이너선 투스카호를 나포하고 선원들을 구금한 것을 언급하며, “이러한 조치는 외교를 내세우는 주장과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측은 이에 파키스탄의 중재에 따라 처음 합의하고 발표한 범위 내에서 휴전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상황이 통제 불가능하게 악화되는 것을 막고 무력 충돌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분쟁을 조율하려는 러시아의 의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러시아 선박의 통행 보장을 약속했다. 그는 “러시아 선박과 화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막힘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이번 통화는 미국과 이란 간 2주 휴전 만료를 앞두고 2차 협상 성사가 불투명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2차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WSJ 등 외신들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란이 역내 중재자들에게 21일 이슬라마바드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2차 협상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 등이 다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미국과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물론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외무부 대변인은 주간 기자회견에서 서 “우리는 중국·러시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미국과 그 정권의 불법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이 국제사회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중국도 투스카호 나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휴전 협정 준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투스카호는 중국에서 오만만으로 돌아오 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투스카호 나포가 분쟁 해결에 잠재적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련 당사자들이 의무를 다하고 휴전 협정을 준수해 사태 악화를 막고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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