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크리스마스까지 흔들? 원자재 '껑충' 주문 '뚝'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전 10:54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교란되고 유가가 치솟으면서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자들의 연말 지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세계의 크리스마스 공장’으로 통하는 중국 최대 크리스마스 용품 산지인 저장성 이우(義烏) 소재 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과 주문 감소의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CNBC는 20일(현지시간) 이우 국제박람회센터를 직접 찾아 현지 크리스마스 용품 제조업체들의 실태를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중국 베이징의 한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조명으로 꾸며진 나무들 사이에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비용 껑충 뛰었는데 주문은 뚝”

인조 크리스마스트리 업체 ‘키티 크리스마스 팩토리’를 운영하는 루리핑(Lou Liping)은 “이란 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운항 교란과 유가 상승으로 트리 한 그루당 생산 비용이 10% 뛰었다”고 밝혔다. 인조 트리의 주재료인 PET 플라스틱이 석유에서 추출되는 탓이다. 솔잎 부분에 쓰이는 PET 가격이 5%, 포장재 플라스틱 가격은 15% 각각 올랐다. 30년 가까이 미국·유럽 시장에 제품을 공급해온 이 업체의 매출은 주문 감소로 약 12% 줄었다.

미국 크리스마스트리협회(American Christmas Tree Association)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크리스마스 장식의 약 87%가 중국산이며 그 상당 부분이 이우에서 생산된다. 이우의 공장들은 통상 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연말 쇼핑 시즌에 맞춰 납품을 마친다. 하지만 올해는 전쟁이 그 시기를 정면으로 가격했다.

틴슬(반짝이 장식) 제조업체 윈줘메이(Yun Zhuomei)는 “물건을 내보내야 할 때인데, 전쟁이 최악의 시점에 터졌다”며 “제조업체들에게는 정말 가혹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가격은 최대 40%까지 올랐다.

◇납기 집중에 원자재 추가 상승 우려

크리스마스 전구 제조업체 천리안(Chen Lian)은 추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수송 지연을 우려한 고객들이 납기를 앞당기면서 5~8월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그는 “수요가 집중되면 원자재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루리핑은 대응책으로 선적 일정을 앞당기고, 계약 조건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일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 내년을 위해서는 저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그러나 올해 시즌만큼은 뾰족한 수가 없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이 최소 15% 이상 높은 가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크리스마스트리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란 전쟁이 언제 종결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올 연말 미국 등 세계 소비자들이 겪을 체감 물가 충격의 규모는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여부와 시점에 달려 있다.

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미국 뉴욕에서 한 시민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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