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히타치, 가전사업 매각…유통업체 노지마 인수 검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1일, 오후 07:09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일본 전기·전자 기업 히타치제작소의 일본 내 가전 사업 부문을 현지 가전 유통업체인 노지마가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이 21일 보도했다.

노지마는 이날 히타치의 가전 사업 자회사인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히타치 GLS)를 산하에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노지마는 작년에는 소니그룹의 PC 사업 부문인 VAIO를 매수하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히타치 로고(사진=AFP)
일본 가전 시장에서 히타치 GLS는 파나소닉홀딩스에 이어 샤프, 도시바 등과 함께 2위권 그룹에 속한다. 도치기현 도치기시, 이바라키현 히타치시, 시즈오카시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으며, 2025년 3월 기준 약 51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히타치는 기업의 인지도 유지 등을 이유로 가전 사업 매각을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2021년 해외 가전 사업을 튀르키예 기업 아르첼리크에 매각하면서도 일본 내 사업은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일본 내에서도 성장 전략을 그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히타치 가전 사업의 매출은 2025년 4~12월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한 2634억엔(약 2조 4000억원)에 그쳤다. 조정 EBITA(이자·세금·일부 감가상각 전 이익)는 3.5% 증가한 183억엔(약 1700억원)이었지만, EBITA 마진은 6.9%로 전체 평균(12.1%)을 밑돌았다.

가전 사업 매각 추진은 2009년 3월 7873억엔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사업 구조개혁의 일환이다. 가전은 히타치의 마지막 남은 비핵심 사업이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들도 히타치 가전 사업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일본에만 국한된 브랜드 인지도와 까다로운 인수 조건 탓에 최종 인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히타치는 핵심 사업을 정보기술(IT) 서비스, 송배전망, 철도 등 기업 대상(B2B) 중심으로 전환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히타치금속, 히타치전선, 히타치화성 등 오랜 역사를 가진 ‘3대 자회사’를 매각했고, 최근에는 가정용 에어컨 사업을 담당하던 합작회사도 독일 보쉬에 넘겼다. 그러면서 2020년 스위스 전력·자동화 기업 ABB의 송배전 사업을 약 1조 엔에 인수해 인공지능(AI) 기반 설비 예지정비 역량을 확보했고, 다음 해에는 디지털전환(DX) 지원 기업인 미국의 글로벌로직을 1조 엔에 인수하며 장기적인 수익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히타치는 이 같은 사업 재편 과정에서 3조엔 이상의 매각 대금을 확보하고, 3조엔 이상을 인수합병(M&A)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과 2025년 3월기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은 모두 약 10조엔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1271억엔(약 1조 1700억원)에서 9716억엔(약 8조 9800억원)으로크게 늘었다. 기업의 실질적인 자금 여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인 잉여현금흐름(FCF)은 7805억엔(약 7조 2100억원)으로,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향후 M&A를 통해 추가적인 성장과 수익 확대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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