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특히 미국이 최근 해상에서 이란 대형 유조선에 올라타는 작전을 단행하면서 갈등은 한층 격화됐다. 이란 정부는 이를 “해적 행위이자 국가 테러”라고 강하게 반발하며, 협상 참여를 주저하는 핵심 이유로 지목하고 있다.
협상 재개를 위해 추진됐던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을 이끌기 위해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예정이었으나, 이란이 미국의 협상안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출발이 지연됐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방문이 보류됐다고 보도했다. 밴스 부통령은 대신 백악관에서 추가 정책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휴전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며 “군은 즉각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raring to go)”고 밝혀, 협상 결렬 시 공습 재개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훌륭한 합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의 에너지·전력 인프라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시에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유지하며 협상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란 역시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외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유조선 나포와 화물선 압류를 “해상에서의 해적 행위이자 국가 테러”라고 규정하며, 이러한 압박이 계속되는 한 협상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정부도 “공격이 다시 이뤄질 경우 이전보다 더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 협상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란은 자국 선박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박 통행을 차단하며 사실상 봉쇄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하루 약 2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수송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즉각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협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보였고, 글로벌 증시도 하락 압력을 받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 유가가 공급 차질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붕괴와 함께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에 근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란 핵 프로그램 역시 협상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농축 우라늄 포기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거부하며 자국의 핵 개발이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단기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제재 완화를 중심으로 한 ‘부분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핵과 미사일 문제는 이후 협상으로 넘기는 방식이다.
협상 지연의 배경에는 이란 내부 권력 갈등도 자리 잡고 있다. 강경파는 미국의 봉쇄 지속을 신뢰할 수 없다는 신호로 해석하며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반면, 일부 온건 세력은 제재 완화를 위해 협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국인 파키스탄도 외교 채널을 유지하며 이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지만, 협상 재개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슬라마바드에는 이미 대규모 경비 병력이 배치되는 등 회담 준비는 진행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쟁 장기화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는 등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고, 이는 민심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또 글로벌 증시 변동성과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전쟁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연료 가격은 빠르게 내려갈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협상 교착이 장기화될 경우 정치·경제 양측에서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