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뉴욕증시, 미·이란 협상 교착에 이틀째 하락…유가 반등·금리 상승 압박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2일, 오전 05:0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이 교착 상태를 보이면서 이틀 연속 하락했다. 유가가 반등하고 금리와 달러가 동반 상승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0.63% 빠진 7064.01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59% 떨어진 2만4259.96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0.59% 내린 4만9149.3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상승 흐름을 타며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시도했지만, 협상 관련 악재가 전해지면서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시장은 오는 미 동부시 22일 오후 8시(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로 예정된 휴전 만료를 앞두고 이란이 협상에 참여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핵 프로그램, 제재 완화, 호르무즈 해협 통제 문제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의 파키스탄 방문이 이란의 협상 미응답으로 보류됐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협상 재개 기대가 약화되며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란 측에서도 강경한 메시지가 이어졌다. 압바스 아락치 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 항만 봉쇄를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역시 “위협 아래서의 협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혀 협상 난항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협상 참여를 압박하는 한편, 휴전 시한까지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을 재차 언급했다. 그는 휴전 연장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양측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물동량이 사실상 정체된 가운데, 갈등 장기화 시 공급 차질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한 단기 변동성을 넘어 ‘에너지 쇼크→물가 상승→통화 긴축’으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러한 불안 요인을 반영하며 상승했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8.48달러로 전장 대비 3.00달러(3.14%)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2.25달러(2.57%) 오른 배럴당 89.6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며 미 국채 금리를 끌어올렸고, 달러 강세로 이어지며 주식시장에는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3bp(1bp=0.01%포인트) 오른 4.313%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8.6bp나 뛴 3.8%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5% 뛴 98.53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크리스 자카렐리 노스라이트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현금만 들고 기다리는 전략은 수익을 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공격적으로 위험을 확대하기에도 리스크가 크다”며 “현재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통화정책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케빈 워시는 이날 청문회 관련 발언에서 연방준비제도가 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정책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의장으로 확정될 경우 독립적으로 정책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워시 체제’가 출범할 경우 금리 중심의 정책 운용이 강화되고, 대차대조표 축소는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는 유지되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3월 소매판매는 1년 만에 최대 폭 증가를 기록하며, 유가 급등에도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기업 실적 역시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월가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실적과 소비가 시장을 지탱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JP모건 프라이빗뱅크의 매디슨 팔러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현재 시장은 뉴스 흐름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기본 여건은 크게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종목별로는 건강보험업체 유나이티드헬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연간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7% 가량 급등했다. 아마존은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최대 25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0.7% 상승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