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로고 (사진=로이터)
◇“뒤처진 코딩 AI 따라잡겠다”
이번 계약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의 위기 인식에서 비롯됐다. 머스크는 최근 자사 인공지능(AI) 코딩 도구가 경쟁사 대비 뒤처져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근본적인 쇄신을 예고했다. 지난 3월에는 xAI 인력 감축을 단행했고, 커서 출신 엔지니어 앤드루 밀리치와 제이슨 긴스버그를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왔다.
스페이스X는 올해 2월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1조2500억 달러 가치 평가로 합병했다. IPO를 앞두고 AI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급선무인 상황에서 커서와의 파트너십은 핵심 전략 카드가 됐다.
커서 측도 이번 파트너십에 적극적이다. 오스카 슐츠 커서 사장은 “스페이스X는 엄청난 양의 컴퓨팅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함께 모델 고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트루엘 커서 CEO도 X에 “스페이스X 팀과 협력해 자사 AI 모델 ‘컴포저(Composer)’를 고도화하게 됐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커서는 어떤 회사인가
커서는 2023년 AI 코딩 어시스턴트를 출시한 뒤 급성장한 스타트업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코드를 작성하고 오류를 수정하는 작업을 AI로 지원하는 도구를 개발한다. 최근에는 코딩 변경 사항 테스트, 작업 이력의 영상·로그·스크린샷 기록 기능도 갖췄다.
커서는 이번 계약 직전까지 기업가치 500억 달러 이상을 인정받으며 20억 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공동 주도하고 엔비디아와 스라이브 캐피털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와의 파트너십 발표로 이 투자 라운드의 향방은 불투명해졌다.
◇‘클로드 vs 코덱스’…AI 코딩 시장 판도 흔드나
AI 코딩 시장은 현재 춘추전국 시대다.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오픈AI의 코덱스(Codex)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이번 스페이스X-커서 연합은 판도 변화를 예고한다.
스페이스X가 내세운 핵심 자산은 테네시주 멤피스에 구축한 AI 컴퓨팅 복합단지 ‘콜로서스(Colossus)’다. H100 GPU 100만개 상당의 연산 능력을 갖춘 이 시설에 커서의 제품력과 개발자 네트워크가 결합하면 강력한 경쟁력이 생긴다는 게 스페이스X의 계산이다.
한국 시장과도 무관하지 않다.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현장에서 커서는 이미 개발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도구다. 스페이스X와의 결합으로 커서의 성능이 고도화되면 국내 개발자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우선 스페이스X가 올해 안에 600억 달러 인수 옵션을 실제로 행사할지 여부다. 기업공개(IPO) 일정과 자금 조달 규모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 다음은 오픈AI와의 법정 공방이다. 머스크는 이달 말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서 오픈AI CEO 샘 올트먼을 상대로 한 소송에 출석할 예정인데, 공교롭게도 오픈AI는 커서의 초기 투자자였다. 마지막으로 앤드리슨 호로위츠, 엔비디아 등 기존 투자 예정자들이 이번 파트너십 이후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