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그는 이어 한국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동맹을 맹신하는 것도 위험하고 주한미군이 절대 철수하지 못한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조금 더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혼란스러운 국제 환경 속에서 전략적 다변화와 유연성을 갖추는 것이 우리나라의 살길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불안한 한미 관계 속에서도 우리 기업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견제가 우리 첨단 기업에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중국이 한국 제조업을 거의 다 따라왔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막고 있어서 시간을 좀 벌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저렇게 중국을 견제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 기업엔 더 큰 위기가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제조업 파트너 공백도 한국에는 기회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가 미국 제조업 부흥을 원하는데 마땅한 파트너가 없다”며 “유럽의 제조업이 거의 망가진 상황에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파트너는 한국이다. 경제 안보 측면에서 한국이 미국의 핵심 파트너가 될 기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공지능(AI) 붐에서 파생되는 수혜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신 교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엄청 올랐는데 두 기업이 갑자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건 아니다”며 “AI 데이터센터 수요 때문에 메모리 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지컬 AI 등 파생 산업에서 한국이 강점을 살릴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지금 AI 붐이 한 1~2년 가지 않겠느냐. 그 이후를 대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 교수는 실리콘밸리의 주도권 이동에도 주목했다. 그는 “실리콘밸리를 보면 중국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인도의 영향력은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수장이 인도 출신이라는 게 그 방증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인도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인도계 디아스포라(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북한 문제에 대해 그는 “워싱턴 분위기는 거의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트럼프 1기 때는 북한 문제를 매개로 한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지만 지금은 그 공통 업무 자체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이란 문제 등으로 북한 이슈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