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나라 변발 연상케 한다' 中 발끈…佛브랜드 "문화 민감성 인식 못해"[중국나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7일, 오후 06:42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청나라 시대 변발을 연상케 한 한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 마케팅에 중국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회사측은 문화적 민감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사과했으나 현지에선 제품 불매 운동까지 벌어질 조짐이다.

27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 패션 브랜드 르메르가 최근 진행한 향수 제품 홍보 캠페인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르메르는 향수 제품을 홍보하면서 길게 땋은 머리를 연상하게 하는 린넨 소재 제품 ‘트레스’를 소개했는데 마치 청나라 시대 변발을 하고 머리를 길게 땋은 모습과 비슷하다는 게 중국 네티즌들의 주장이다.

또 공개된 사진 중 하나는 땋은 머리 형태 제품 옆에 가위가 놓여있는데 이것이 변발을 연상하게 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소셜미디어에서 한 네티즌은 “가위가 저렇게 놓인 것의 의도를 모르나, 우리가 오해한다고 주장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따른 네티즌은 “브랜드 캠페인이 불편하다면 의도된 것”이라며 이러한 사진들이 우연이 아님을 강조했다.

변발은 한족 중심인 현재 중국 사회에서 가슴 아픈 과거의 문화다. 머리 대부분을 삭발한 후 뒷부분만 남긴 후 길게 땋은 형태의 변발은 만주족의 고유 풍습이다. 17세기 만주족이 청나라를 세운 후 중국을 지배했을 당시 한족에게 변발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에도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온 한 인물의 사진을 두고 중국에서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당시 홈페이지에 나온 한 직원은 뒷머리를 길게 땋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마치 청나라 때 변발을 연상케 한다고 중국 네티즌들이 반발한 것이다. 당시 사진 속 인물은 중국인이 아니라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 애플 직원으로 알려졌으나 진통이 계속됐다.

펑파이에 따르면 논란이 확산하자 르메르측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트레스’는 린넨을 손으로 짜서 만든 향을 담기 위한 작품으로 이번 제품과 영상 표현으로 인해 발생한 의문, 불편함과 심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르메르는 이번 제품 발표 때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식 차이와 민감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서 전 세계 다문화 대상 브랜드로서 창의적인 표현에 더 신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친구들이 오랫동안 브랜드에 관심을 가져줘 진심으로 감사하며 이번 사건에 대해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도 감사한다”고 전했다.

다만 르메르측의 사과 후에도 후폭풍은 계속되고 있다. GT는 “일부 네티즌은 더 이상 브랜드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면서 제품 불매 움직임도 있음을 보도했다.

특히 최근 대만 문제를 발단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르메르와 일본 연관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GT는 르메르는 1991년 파리에서 설립했는데 2018년 유니클로 모회사인 일본의 패스트 리테일링이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르메르가 이후 상하이 우캉루에 대규모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지난달엔 3월 베이징 산리툰에 새로운 플래그십 매장을 개점한 사실도 전했다.

GT는 “네티즌들은 일부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전통 중국 미학을 차용하면서도 충분한 존중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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