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억만장자세 법안 지지자들은 주민발의안에 15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효 처리될 수 있는 서명을 제외하더라도 투표 상정 기준인 87만 5000명을 충분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법안이 투표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카운티 선거 당국이 서명을 집계·검증한 뒤 캘리포니아주 국무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고급 주거지 모습.(사진=AFP)
실제 억만장자세법안이 시행되려면 여러 관문이 남아 있다. 일단 서명이 5월 초까지는 제출돼야 선거 당국의 인증을 거쳐 11월 투표에 부쳐질 수 있다. 또 투표에서 유권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된다.
투표를 앞두고서는 반대 측의 공세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들은 광고 등을 통해 해당 세금이 장기적으로 캘리포니아주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여론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세금이라는 점을 들어 법적 분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억만장자세가 부유층의 대규모 이탈을 촉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 일부 억만장자들은 법안의 소급 적용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말 캘리포니아를 떠났다.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벤처 투자자 피터 틸은 마이애미로 이동했다. 전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과 전 백악관 AI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 크래프트 벤처스 대표는 텍사스로 떠났다.
반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로 카나 하원의원은 이 법안을 지지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 캘리포니아로 이주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지난달 UC버클리 정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52%가 해당 세금에 찬성 의향을 보였고, 33%는 반대, 15%는 유보적 입장을 나타냈다.
SEIU-UHW는 해당 부유세가 약 1000억 달러(약 147조원)의 세수를 창출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일부 억만장자가 떠나더라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새로운 부가 계속 창출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캘리포니아 세금재단은 억만장자 이탈과 그 파급 효과로 연간 35억 3000만~44억 9000만 달러(약 5조 2000억~6조 6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캘리포니아의 이러한 움직임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여러 주에서 부유층을 겨냥한 과세 강화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워싱턴주는 지난 3월 2028년부터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9.9%의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메인주는 최근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에 2%의 추가 소득세를 도입했다. 캐시 호츌 뉴욕 주지사는 지난주 뉴욕시 내 500만 달러 이상의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과세안을 제안했으며,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이를 즉각 지지했다.
연방 차원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샌더스 상원의원과 카나 하원의원은 지난 3월 미국 내 억만장자들에게 매년 5%의 부유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달 민주당 델리아 라미레즈 하원의원과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은 장기 자본이득과 배당금에 대한 낮은 세율 적용 대상을 연소득 100만 달러 미만 납세자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