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엑스(X, 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그리스 국영 방송(ERT)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한 번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체제’를 강조했다”며 “47년에 걸친 환대의 시대는 끝났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자 하는 모든 선박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오늘날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권력의 근본적인 기둥 중 하나가 됐다”고 밝혔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사진=엑스 계정)
앞서 23일 이란 군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가하는 대가로 부과한 통행료를 현금으로 받았다고 프레스TV 등 이란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란중앙은행은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현금으로 입금됐다”고 밝혔다. 통화 형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이란이 가상자산으로 통행료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미 악시오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파키스탄 중재자를 통해 호르무즈를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추후 핵 협상을 이어가자고 미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측과 연계된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또한 이란에 ‘3단계 협상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1단계는 추가 군사 침략 방지 보장, 2단계는 호르무즈 해협 관리, 3단계는 이란 핵 프로그램으로, 이란은 앞선 1,2단계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핵 문제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란의 ‘선 종전·호르무즈, 후 핵 협상’ 제안은 협상의 물꼬를 트면서 핵 협상을 둘러싼 이란 내부의 반발을 ‘우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악시오스는 평가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주말 동안 파키스탄, 이집트, 튀르키예, 카타르 중재자들에게 이란 지도부 내에서 미국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란은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폭사 이후 강경파인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사실상 이란을 장악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메네이의 아들인 모즈타바가 3대 이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으나 부상 등으로 인해 모즈타바와 인연이 깊은 혁명수비대가 사실상 안보, 전쟁, 외교 문제에 대해 핵심적인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앞서 1차 협상 당시 이란에 20년 이상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란 내 강경파들은 핵 주권을 강조하며 이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백악관이 이 제안을 수용할 의향이 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미국이 이란의 요구에 따라 ‘이란 해상 봉쇄’를 해제한다면 이란의 양보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큰 ‘협상 카드’를 미국 스스로 놓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