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을 용기가 없다"…日, 이란 전쟁에 푸딩 판매 중단 위기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27일, 오후 03:2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촉발된 나프타 공급난이 일본 식품·음료 업계를 강타했다. 일본 식품·음료 기업 4곳 중 1곳이 “이러다 사업 못 하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다음달 초부터는 전국에서 푸딩 판매가 중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진=AFP)
2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식품·음료 제조사와 외식업체 등 712개 기업·단체로 구성된 국민생활산업·소비자단체연합회가 긴급 조사(복수응답)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의 77%가 나프타 유래 원재료를 용기·포장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기업의 75%는 나프타 부족으로 “이미 영향을 받고 있거나 3개월 내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영향이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은 44%, 3개월 내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는 응답이 31%로 각각 집계됐다. 10곳 중 4곳은 이미 실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25%는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사업 존속에 중대한 영향 또는 실적·운영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국 소매점에 푸딩을 공급하는 한 중견 식품업체 임원은 닛케이에 “5월 초부터 푸딩 용기를 납품받을 수 있을지 결정되지 않았다. 용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푸딩 용기는 원유에서 정제한 나프타를 원료로 만든 플라스틱 제품이다.

테이크아웃·배달 음식을 다루는 중식 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 중견 중식 업체는 용기 제조사로부터 40%의 가격 인상을 통보받고 위기에 편승한 가격 인상이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 인건비 상승과는 분리해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프타 부족은 식품 포장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프타에서 만드는 용제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포장재에 상품명·원재료명 등을 인쇄할 수 없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한 중견 음료업체는 5월 말부터 자사 제품과 위탁생산하는 대형 유통업체 자체상표(PB) 등 유산균 음료 15종에 대해 포장 용기 인쇄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작업으로 스티커를 붙이는 안도 검토했지만 대량생산이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식품 포장 원료 가격 인상도 잇따르고 있다. 미쓰비시케미컬그룹은 식품 포장용 필름 ‘다이아밀론’을 지난 21일 출하분부터 가격을 20% 이상 올렸다. 페트병 라벨용 필름도 다음달 11일 출하분부터 인상할 예정이다.

DIC 자회사인 DIC그래픽스는 식품 포장재용 잉크와 캔 제조용 도료 가격을 30% 이상 올렸고, 인쇄 잉크 대기업 아티엔스도 식품 포장·종이 용기에 내수성을 부여하는 잉크 등의 가격을 20% 이상 인상했다.

나프타에서 기초 화학제품을 만드는 에틸렌 생산설비 운영 화학사 임원은 “나프타 조달 가격이 평소의 약 2배”라며 가격 전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 임원은 식품업체들의 불만에 대해 “수요가 얼어붙을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편승 인상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반박했다.

플라스틱 용기 대체재를 찾는 움직임도 나오지만, 중견 규모 기업이 많은 식품·음료 업계 구조상 즉각적인 전환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 이후 상품 판매 중단이나 ‘무인쇄 포장’이 한꺼번에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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