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또 12% 폭등하며 신고가…“이번엔 진짜” vs “거품” 팽팽

해외

이데일리,

2026년 4월 30일, 오전 09:5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텔 주가가 또 한 번 폭등하면서 이번 랠리가 실질적인 사업 성과에 따른 것인지, 단순한 모멘텀에 의한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사진=AFP)
2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텔 주가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 대비 약 12% 급등한 주당 94.7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94.10달러까지 치솟아 신고가를 새로 썼고, 종가가 이를 다시 넘어서면서 또 한 번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텔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두 배 이상 뛰었으며, 올해 누적 상승률은 약 150%에 달한다.

이날 급등을 견인한 재료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애플이 자사 M시리즈 칩 위탁생산을 위해 인텔의 차세대 첨단 공정인 18A-P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도 인텔의 임베디드 멀티다이 인터커넥트 브리지(EMIB) 첨단 패키징 기술 채택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인텔, 애플, 구글은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앞서 테슬라가 자사의 칩 제조 프로젝트 ‘테라팹’에 인텔의 차세대 14A 공정을 활용하기로 확정한 점도 기대감을 키웠다. 인텔이 외부 고객을 잇따라 확보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이 마침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기대감이 펀더멘털을 앞서가고 있다는 경계론도 만만치 않다.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매니징디렉터는 “흥분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서 사실 여부나 영향의 크기와 무관하게 작은 호재 하나하나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월가는 외부 고객사 칩을 만드는 파운드리 사업의 부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핵심은 14A 공정의 성공 여부다. 프리덤브로커의 예고르 톨마체프는 마켓워치에 “인텔은 이제 자사 파운드리가 최상위권이며 대만 TSMC와 경쟁할 만하다는 점을 고객과 투자자들에게 입증할 수 있는 위치에 섰다”고 평가했다.

18A 공정의 진전이 근거로 거론된다. 인텔은 최신 18A 기술로 만든 일반 소비자용 및 기업용 PC 칩을 이미 출시한 상태다. 톨마체프는 18A의 개량 버전인 18A-P가 성능과 전력 효율을 모두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는 점을 언급하며 “인텔이 동일한 18A 노드 안에서 사실상 한 세대를 앞당기는 개선을 이뤄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인텔이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양품 칩 비율인 수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율은 모든 파운드리에 결정적인 지표”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인텔이 적극 부각시켜 온 EMIB 패키징 기술까지 외부 고객을 끌어들일 무기로 평가받는다. 이 기술은 엔비디아와 AMD의 첨단 인공지능(AI) 칩 제조에 쓰이는 TSMC의 ‘CoWoS’(웨이퍼 위 칩 적층) 기술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 모든 기대가 아직 ‘가능성’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트렌드포스가 인용한 보도는 대만 커머셜타임스의 공급망 소식통을 근거로 하고 있을 뿐, 애플과 구글의 공식 수주 계약이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인텔 파운드리 부문은 1분기에도 24억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 54억달러의 상당 부분도 여전히 자체 물량이 차지하고 있다.

월가 컨센서스 목표주가도 75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 주가를 한참 밑돈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날리시스리서치의 밥 오도넬 대표는 로이터통신에 “파운드리 사업이 2027년에 실질적인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인텔의 턴어라운드가 완성됐다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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