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가장 먼저 선보이는 도구는 마약밀매업자, 테러리스트 등 범죄자가 금융시스템을 악용하는 행위를 적발하는 ‘금융범죄 AI 에이전트’다. 이 에이전트는 은행 내부 시스템 곳곳에 흩어진 거래내역, 계좌정보 등을 스스로 수집해 증거를 모으고, 알려진 범죄 패턴과 비교해 위험도가 높은 사례를 수사관에게 제시한다. 건당 조사 비용과 시간을 큰 폭으로 줄여주지만 최종 판단은 인간 수사관이 내리는 구조다. 스테퍼니 페리스 FIS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모든 은행이 단순히 보조하는 게 아니라 직접 행동하는 AI를 원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은행(BMO)과 미국 아말가메이티드은행이 첫 도입 기관으로 참여하며, 올 하반기엔 다른 은행들에도 폭넓게 제공될 예정이다. 앤스로픽 엔지니어들은 이미 FIS 현장에 상주하며 공동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너선 펠로시 앤스로픽 금융서비스 책임자는 “에이전트가 내놓는 모든 결론은 원천 데이터와 연결되며, 모든 결정은 수사관 손에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업은 미국의 자금세탁 감독 체계 변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유엔(UN)은 매년 약 2조달러 규모의 불법 자금이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통해 움직이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 금융기관들은 매년 350억~400억달러를 AML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AML은 미 연방법상 의무이고 감독 당국의 관리도 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7일 자금세탁 감독을 위험성이 높은 사안 중심으로 재편하고 사소한 기술적 준수 위반은 덜 따지는 방향의 규정 개편안을 공개했다.
AI의 부상으로 기존 소프트웨어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번 협업의 배경이다. 앤스로픽이 올해 초 신제품을 발표하자 시장이 출렁였고, 기업들이 외부 솔루션을 사기보다 AI를 활용해 자체 소프트웨어를 만들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다. FIS도 이런 우려에 직격탄을 맞아 올해 들어 주가가 25% 넘게 빠졌다.
동시에 이번 협업은 AI 도구가 기존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기보다 그 안에 결합돼 업무를 가속화하는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데모에서 작동하는 AI 모델과 규제 산업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AI 모델 사이엔 큰 간극이 있다”며 “그 간극을 메우려면 산업별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