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AI 붐 초기에는 모델 학습에 특화된 GPU로 수요가 집중됐다. 엔비디아가 시장을 장악한 배경이다. 그러나 AI가 ‘학습’에서 ‘추론·실행’ 단계로 넘어오면서 AI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동하는 CPU의 역할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전트가 AI 전반의 채택 사이클에서 엄청난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지난 90일간 주요 고객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수요 그림이 한층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ARM의 르네 하스 CEO도 같은 날 실적 발표에서 CPU 수요가 4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MD·ARM, 전망치 일제히 상향
AMD는 지난 5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03억 달러(약 14조9200억원)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57% 급증한 58억 달러로 성장을 주도했다. 2분기 가이던스는 112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평균 전망치(105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AMD는 서버 CPU 시장 연간 성장률 전망도 기존 18%에서 35% 이상으로 두 배 이상 높이고,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1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6일 AMD 주가는 18.6% 급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AMD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240달러에서 450달러로 대폭 높였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수요 워낙 커서 GPU·CPU 동시 부족
두 회사의 약진은 AI 인프라 투자 규모 자체가 반도체 전 영역을 빨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구글·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2026년 한 해에만 최대 7250억 달러를 AI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가 AI 가속기 시장의 지배적 공급자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CPU 수요까지 폭발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수 CEO는 “공급이 빠듯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공급망이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왔다”고 강조했다. AMD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파트너들과 웨이퍼 및 후공정 생산능력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메모리 업계에도 영향
이 같은 수요 폭증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메모리 업체들이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PC용 메모리 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수 CEO는 하반기 PC 출하량이 메모리·부품 비용 상승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메모리 기업의 제품 구성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한편 ARM은 이번 AGI CPU 직판을 계기로 창사 35년여 만에 처음으로 완성형 자체 칩을 내놓으며 기존 사업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반도체 설계 지식재산권(IP) 제공에 머물던 ARM이 칩 제조·판매로 영역을 넓히면서 엔비디아·구글·아마존 등 기존 고객사와 경쟁자로 마주서게 됐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추진 중인 ‘이자나기 프로젝트’, 즉 엔비디아에 맞서는 AI 반도체 공급망 독자 구축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 이미지. (사진=AF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