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유서 추정 메모' 공개…타살 의혹 잠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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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07일, 오후 02:35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돼 구금 중 사망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망 원인 등을 두고 논란이 계속 있는 가운데, 미 연방법원이 엡스타인의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를 공개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뉴욕 연방법원은 이날 엡스타인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를 공개했다.

제프리 엡스타인(사진=AFP)
공개된 메모에는 “그들은 몇 달 동안 나를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며 “15년 전 혐의가 결국 이런 결과를 낳았다”고 적혀 있다. 이어 “언제 작별을 고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한 일”이라며 “내가 뭘 하길 바라나. 울면서 난동이라도 부리라는 건가. 재미도 없고 그럴 가치도 없다”라고 쓰였다.

엡스타인은 2008년 플로리다주에서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검찰과 감형협상(플리바게닝)을 통해 단 2건의 성매매만 유죄로 인정돼 징역 13개월을 살았다. 그는 이후 2019년 7월 다시 체포돼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기다리던 중 구금 상태에서 사망했다.

해당 메모는 2019년 7월 엡스타인이 목에 상처를 입고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된 사건이 발생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동료 수감자였던 니컬러스 타르탈리오네가 책 속에 숨겨져 있던 것을 찾아낸 것이다. 엡스타인은 몇 주 뒤인 2019년 8월 10일 별도의 사건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타르탈리오네는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서 해당 메모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담당 판사에게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 연방법원 판사가 공개한 엡스타인 유서 추정 메모
미 법무부가 엡스타인 수사와 관련된 수백만 건의 문서를 공개했음에도 해당 메모는 봉인 상태로 남아 있었는데, 지난주 뉴욕타임스(NYT)가 이 메모의 존재에 대해 보도하면서 공개로 이어졌다. NYT는 이 메모가 연방 수사당국에 전달되지 않았으며, 최근 몇 년간 미 법무부가 공개한 수백만 건의 엡스타인 관련 문서에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타르탈리오네 사건을 담당했던 케네스 카라스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NYT의 공개 요청 이후 해당 문서를 공개했다. 마약 관련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타르탈리오네는 현재 종신형 4건을 연속 복역 중이다.

카라스 판사는 해당 메모가 타르탈리오네 형사 사건과 관련해 제출된 만큼 대중의 열람 권리가 적용되는 사법 문서에 해당하며, 문서를 비공개 상태로 유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해당 메모의 진위 여부나 보관·전달 과정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엡스타인 사망 원인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사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일각에선 오래전부터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엡스타인 고객 명단’이 존재하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엡스타인이 교도소에서 살해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지난해 하원과 상원에서 초당적으로 엡스타인 수사 파일 공개 법안이 통과됐고 트럼프 대통령도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지지층 결집을 위해 엡스타인 관련 수사 기록을 공개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집권 이후 자신과 엡스타인의 과거 친분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등장하면서 수사 기록 공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공화당 강경파 일부까지 파일 공개에 찬성하고 나서는 등 여론이 기울자 돌연 파일 공개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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