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CIA는 이란이 전쟁 전 보유했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약 75%, 미사일 비축량의 약 70%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미국 당국자는 “이란 정권이 거의 모든 지하 저장시설을 복구해 재가동했고, 손상된 미사일을 수리한 데다 전쟁 직전 거의 완성 단계였던 신형 미사일 일부를 조립까지 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과 큰 격차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란에 대해 “그들 미사일은 대부분 전멸했고, 18~19% 정도 남았을 것”이라며 “전쟁 전과 비교하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해상 봉쇄에 대해서는 “강철 벽 같다. 아무도 통과하지 못한다”고 자평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도 이번 전쟁을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적 승리”로 표현해 왔다.
하지만 WP에 따르면 미군 측 피해는 공식 발표보다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 WP가 위성영상 등을 분석한 시각조사 결과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 내 미군 시설 최소 228곳의 구조물 또는 장비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이는 미 정부가 공개적으로 인정한 수준을 크게 웃돈다. 이란은 전쟁 발발 이전 약 2500발의 탄도미사일과 수천대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됐다.
WP에 정보를 제공한 한 당국자는 “(CIA의) 추산보다 이란의 경제적 인내력이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이란 지도부는 더욱 강경해졌고, 미국의 정치적 인내심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란은 봉쇄로 출항이 막힌 유조선에 원유를 비축해두고, 유전 산출량을 줄여 시설을 보존하는 한편 중앙아시아를 통한 육로 석유 수출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측면에서도 미사일보다 저비용 드론이 훨씬 위협적이라는 진단이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다니 시트리노비츠 선임연구원은 “드론 한 대만 선박을 맞혀도 어떤 보험사도 유조선에 보험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국 이란부장을 지낸 그는 “이란은 자신들이 굴복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며 “정권 전복과 핵·미사일 능력 해체를 목표로 시작된 전쟁이 오히려 제재 완화와 미사일 능력 보존, 우라늄 농축 권한 유지로 이란 정권을 더 강하게 만드는 전략적 실패로 끝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중국 방문 이전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종전 낙관론을 펴고 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란 정권은 봉쇄로 하루 5억달러를 잃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도 전날 미국의 종전 제안을 검토 중이며 파키스탄 중재로 답신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WP는 “이번 CIA 분석은 봉쇄 효과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 전략이 협상 시한을 단축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