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發 인플레, 중국 생산자물가 급등…수요 회복 아직(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1일, 오후 07:11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저물가에 신음하던 중국이 최근 들어 물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상반기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도 있지만 이란 전쟁에 따른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것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 동부 안후이성 푸양의 한 상점에서 고객들이 쇼핑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1.2% 상승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0.9%)와 전월 증가폭(1.0%)을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의 CPI는 지난해까지 0% 안팎 상승세를 이어오다가 올해 2월 1.3% 오르며 크게 반등했다. 이후 4월까지 3개월 연속 1%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4월 CPI를 보면 식품·담배·주류·외식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0.8% 하락했다. 식품에선 축산물 가격이 6.7% 내렸고 이중 돼지고기 가격이 15.2% 내렸다. 신선 과일과 신선 채소는 각각 1.0%, 0.5% 내렸다. 수산물 가격은 1.3% 올랐다.

나머지 분야별로 보면 기타 상품·서비스(11.0%), 교통·통신(4.6%), 의료비(2.2%), 의류(1.5%), 일상용품·서비스(1.4%), 교육·문화·오락(1.3%)이 모두 평균 상승폭을 웃돌았다. 주거비는 0.2% 내렸다.

세부적으로는 운송용 에너지(17.4%), 양고기(6.2%), 소고기(4.8%), 통신장비(4.2%), 여행사·여행 서비스(4.0%), 의료 서비스(3.4%) 등이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 등 에너지 가격 변화에 따라 관련 품목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해석된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월대비 2.8% 올라 2개월째 상승세를 유지했다. 시장 예상치(1.7%)는 물론 전월 증가폭(0.5%)을 크게 상회했다. 중국의 PPI는 2022년 10월부터 41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다가 3월 상승 전환했고 4월에는 큰 폭으로 올랐다.

4월 PPI 중 공장 전 생산수단 가격은 3.8% 올랐는데 이중 추출 산업이 10.6%, 원자재 산업 7.1% 각각 올랐다. 생계 수단 1.0% 하락했으며 이중 식품(-1.9%), 의류·일반생활용품(-1.1%), 내구재(-0.3%) 등이 떨어졌다.

생산자의 구매 가격은 3.5% 상승했는데 비철금속 재료(21.3%), 화학 원료(5.9%), 연료(4.4%)이 크게 올랐다. 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생산 요인이 작용한 셈이다.

국가통계국의 통계 전문가 동리쥐안은 “생산자물가의 가속화는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 특정 국내 부문의 수요 증가, 시장 경쟁 강화 등의 요인에 의해 주도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내수 활성화’를 내세우며 소비 회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양회 중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업무보고에선 소비자물가 상승 목표를 2%로 제시하고 소비 확대용 초장기 특별국채 2500억위안(약 54조2000억원), 특별 기금 조성 1000억위안(약 21조7000억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월 소매판매는 전년동월대비 1.7%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2.3%)는 물론 1~2월 증가폭(2.8%)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내수 활성화에 의문이 달리고 있다.

최근 중국 물가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원가 상승 등 공급 측면의 요인이 커 수요 회복이라는 긍정적 신호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수요 측면 개선 없이 공급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최악의 에너지 장애가 중국에서 3년 반 동안 이어진 공장 디플레이션을 종식하는데 기여했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이 고객에게 더 높은 비용을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국내 수요는 여전히 약하고 노동시장이 악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익에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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