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더 뜨거워질 수도”…유가 이어 주거비까지 ‘인플레 복병’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2일, 오전 04:33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란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주거비 물가까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식료품점에서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4월 헤드라인 CPI는 전월 대비 0.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월의 0.9% 상승에 이어 높은 수준의 증가세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0.2%에서 0.3%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 노동통계국은 13일 4월 PPI를 발표하며 수입물가 지표는 하루 뒤 공개된다.

매트 혼바크 모건스탠리 글로벌 매크로 전략 총괄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주 발표될 CPI는 다소 더 뜨거운(spicier) 수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주에는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수입물가가 차례로 발표된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에 어떻게 반영되느냐”라고 강조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다음 회의(6월 16~17일)를 앞두고 다양한 물가 데이터를 검토하게 된다. 연준은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PCE 물가지수를 핵심 판단 기준으로 활용하고 있다.

혼바크 전략 총괄은 다만 “기업들이 추가 비용을 예상만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이후 상황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도 많은 경제학자들은 기업 비용 증가가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전가 규모는 예상보다 제한적이었다는 것이다.

혼바크 전략 총괄은 “지금 기업들이 직면한 추가 비용은 에너지 비용뿐 아니라 AI 인프라 구축 비용까지 포함된다”며 “기업들이 이런 비용을 얼마나 가격에 반영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당초 국제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재확산의 핵심 변수로 꼽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E)는 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 가격과 항공료가 상승하면서 4월 CPI와 근원 CPI가 모두 강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거비 물가가 또 다른 인플레이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 경제매체 배런스는 이날 “휘발유 가격만이 인플레이션 위협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주거비 항목”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43일간 이어졌던 연방정부 셧다운에 따른 통계 왜곡이 이번 4월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시 미국 노동통계국(BLS)은 셧다운으로 일부 주거비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고, 임대료 물가를 사실상 ‘0’으로 처리했다.

임대료와 자가주거비(OER)는 6개월 단위 조사 패널을 활용하는데, 당시 왜곡된 데이터가 이번 4월 지표부터 본격적으로 교체되면서 주거비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급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가주거비는 집을 소유한 사람이 자신의 집을 임대한다고 가정할 경우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임대료를 의미한다.

인플레이션 분석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주거비는 근원물가를 약 0.1%포인트 정도 끌어올렸지만 4월에는 약 0.25%포인트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흐름의 두 배를 넘는 상당한 상승폭”이라고 말했다.

질로우의 트레 매너츠도 4월 자가주거비(OER)가 전월 대비 0.44%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료 역시 전월 대비 0.39%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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