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11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알파벳(구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4대 빅테크는 올해 AI 인프라에 총 7250억달러(약 1077조원)를 쏟아붓는다. 지난해(4100억달러)보다 77% 늘어난 규모로, 전 세계 석유·가스 업계의 탐사 투자 총액을 웃돈다.
투자 재원은 상당 부분 ‘사람’에서 나오고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을 AI에게 맡기고, 인건비로 지급하던 돈은 다시 AI 투자로 돌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에 약 3만명을 감원했고, 메타는 이달 8000명을 줄이기로 했다. MS는 최근까지 누적 약 12만 5000명이 자발적 퇴직 형태로 회사를 떠났으며, 알파벳도 1500명 규모 감원을 진행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이번 감원이 “AI 인프라 예산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밝혔다. 메타의 올해 AI 자본지출(1250억~1450억달러)은 전체 인건비(약 270억달러)의 4~5배에 달한다. 인건비를 다 깎아도 투자비를 메우기 어려운 구조다.
채용·해고 추적 사이트 레이오프스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 집계 결과 올해 들어서만 미국 테크 업계에서 9만 2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닛케이아시아는 올해 1분기 테크 해고의 47.9%가 AI·자동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中, 사회 동요·대규모 시위에 화들짝…해고 ‘제동’
반면 중국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산둥성 칭다오를 거점으로 자율주행 차량·드론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리고 있다. 스타트업 네오릭스(Neolix)는 칭다오에서만 무인배송 밴 약 1200대를 운영 중이며 연말까지 4000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전역의 단거리 무인배송차는 지난해 말 3만 3000대를 돌파했고, 무인택시는 올해 말 1만 4000대에 이를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5년 내 중국 도시에서 70만대 이상의 로보택시가 운행돼 차량호출 서비스의 12%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일자리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발표한 5개년 경제계획에서 “대규모 실업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지난달 사이버보안 감독기구는 개발자들에게 “AI를 인간 고용을 대체할 목적으로 적용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초안 문건을 보냈다. 중국 정책 분석업체 트리비움차이나의 톰 넌리스트는 “이런 요구는 중국 AI 규제에서 전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배경엔 사회적 동요 및 이에 따른 대규모 시위를 중국 정부가 두려워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우한에서는 지난해 바이두 로보택시가 일감을 빼앗자 택시·배달기사들이 집단 파업·시위를 벌였고, 올해 3월에는 바이두 차량 수십대가 동시에 멈춰서면서 신규 로보택시 면허 발급이 중단됐다. 메이퇀 등 일부 자동화 기업은 배달기사를 드론 운영·관제 인력으로 전환 교육시키는 완충 장치를 마련하기도 했다.
◇같은 기술, 정반대 처방…G2 노동철학 분기점
미국에서도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조시 호울리(공화)·마크 워너(민주) 상원의원은 지난해 11월 ‘AI 일자리 영향 명확화법’(S.3108)을 공동 발의했다. 기업이 AI로 인해 몇 명을 해고·재교육·재고용했는지 분기마다 노동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AI 액션 플랜’을 통해 규제 최소화에 무게를 두고 있어 입법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G2의 상반된 접근이 향후 AI 시대 노동시장의 두 가지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시장 효율을 앞세운 미국식 ‘구조조정형’과 사회 안정을 우선한 중국식 ‘인간우선(human-first)형’이다. 이코노미스트는 “AI 일자리 종말을 우려하는 세계가 중국의 인간우선 자동화 실험을 주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