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3B' 사주고 대중제재 완화 노리는 시진핑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2일, 오후 07:30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오는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이란 전쟁 해법이 꼬인 상황에서 정치적 탈출구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등 경제무역 분야에 집중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미국의 수출 제한 등 제재 완화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자회견 말미에 서로 인사하고 있다. (사진=AFP)


12일 미국 백악관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14일 시 주석과 회담을 열 계획이다. 양측 정상은 환영 만찬과 업무 오찬 등 최소 6차례에 걸쳐 만날 것으로 예정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래 이란 전쟁을 끝낸 후 홀가분하게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아직도 전쟁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정상 회담에서도 이란 문제는 중요하게 언급되겠지만 경제무역 분야에서 실익을 거두기 위한 논의 역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12~13일 서울에서 경제무역 회담을 열고 막판 의제 조율에 나선다.

외교가에선 미국이 중국과 정상 회담에서 보잉(Boeing), 소고기(Beef), 대두(Beans) 구매를 총칭한 ‘3B’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여기에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와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를 더해 ‘5B’ 의제를 내세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고위급 관료를 인용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에너지 제품, 보잉 항공기와 같은 항공우주 기술 구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국가 안보와 관련 없는 상품을 어떻게 거래할지 다룰 무역위 설립, 투자 계획을 논의할 수 있는 투자위 설립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무역 휴전 연장, 중국의 미국 상품 신규 구매 확정, 긴장 고조 방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보잉 제트기, 농산물, 에너지 거래, 희토류 공급 안정성, 펜타닐 협력에 관한 발표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농산물 구매는 미국측이 원하는 분야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정상 회담에서 미국산 중국측도 협상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사실상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지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양국간 안정적 경제무역 관계는 세계 경제의 핵심 동력”이라면서 “‘문제 목록’을 줄이고 ‘협력 목록’을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불법 이민, 통신 사기, 자금세탁, 인공지능(AI), 감염병 근절 분야 협력과 식량·에너지 안보 등에 대한 노력을 언급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중국이 미국에 양보하는 대신 얻으려고 하는 항목은 미국의 대(對)중 제재다. 미국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칩 등 수출을 제한하고 있으며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들을 제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수출 통제와 같은 보복 무역 조치를 중단하고 칩 제조 장비와 첨단 메모리 칩에 대한 기존 통제를 철회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한 차례 정상 회담을 통해 양측이 모든 상황에 합의하는 ‘빅딜’에 이를 가능성이 적단 관측이다. 이란 전쟁 여파로 양측이 심도 있는 의제를 마련하기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SCMP는 “미국 수출업체들이 단기적으로 이득을 거둘 가능성은 있지만 AI 및 기타 기술 경쟁, 공급망 안보, 대만 문제 같은 더 깊은 구조적 문제들은 한 번의 방문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워싱턴DC로 초대할 예정이고, 올해 11월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만큼 점진적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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