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5% 간다”…美 예측시장, 인플레 재확산에 베팅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3일, 오전 07:0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예측시장 트레이더들이 올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5%에 근접할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주거비와 항공료 등 서비스 물가까지 다시 들썩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도 재차 커지고 있다.

(사진=AFP)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 트레이더들은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설 가능성을 사실상 확실시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4.5%를 웃돌 가능성은 약 65%, 5%를 돌파할 가능성도 약 40% 수준으로 반영됐다.

이는 월가 전망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팩트셋이 집계한 경제학자들은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2분기 평균 3.8% 수준에서 정점을 찍은 뒤 연말에는 2.8%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이미 예측시장 전망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시간대가 지난 9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5%로 치솟았다. 또 다른 예측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올해 미국 물가상승률이 4.5%를 넘어설 가능성이 50% 수준으로 반영됐다.

앞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하며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문제는 이번 인플레이션이 단순한 유가 급등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4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다.

주거비 상승세도 이어졌다. 4월 주거비는 전달보다 0.6% 올랐고, 항공료는 제트연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2.8% 뛰었다. 숙박비 역시 2.4% 상승했다. 의류 가격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리건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낸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동 분쟁의 1차 충격은 유가 급등이었지만 이제는 식품과 원자재 투입 비용 상승 여부를 주목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여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전쟁 이전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정상 기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칼시 트레이더들의 과반은 해상 운송 정상화 시점을 오는 10월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를 미루는 수준을 넘어 다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칼시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2027년 7월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반영하고 있다.

세스 카펜터 모건스탠리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충격이 단기간에 그친다면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중앙은행들도 정책 기조를 바꿔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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