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닐슨·'관계 재조정' 트럼프…美대통령 방중 변천사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4일, 오후 01:1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중 정상회담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가운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역대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통해 미중 관계 역학 변화를 재조명했다. 1972년 리처드 M. 닉슨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당시 그것은 하나의 도박으로 해석됐으며,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세계 경제의 엔진으로 부상하던 시기에는 양국 관계도 우호적이었다. 이후 중국이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함에 따라 미중 정상회담의 성격도 달라졌다고 NYT는 평가했다.

1972년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만리장성을 찾은 리처드 닉슨 대통령(사진=AFP)
◇1972년 닉슨 대통령

닉슨 대통령의 1972년 중국 방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로 꼽힌다. 이보다 앞서 헨리 키신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베이징을 비밀리에 방문해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 총리와의 외교적 개방 가능성을 타진한 뒤였다.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은 양국이 적대 관계를 청산한다는 내용의 ‘상하이 코뮈니케’에 서명했고, 이는 1979년 공식 수교의 발판이 됐다. 닉슨 대통령은 당시 만리장성을 걸으며 그는 “이것이 위대한 성벽이며, 위대한 사람들이 세운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1984년 레이건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강경한 ‘반공주의자’였으나 1984년 중국 방문 당시에는 현실주의적인 정치가의 면모를 보여줬다. 그는 훗날 미중 관계의 중심축이 될 무역 논의에 중점을 뒀다. 레이건 대통령이 당시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중국 경제에 자유시장 정신이 주입되고 있는 것 같아 고무적”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998년 시안 병마용갱을 방문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가족.(사진=AFP)


◇1998년 클린턴 대통령

빌 클린턴 대통령의 1998년 중국 방문은 소련 붕괴 이후 탈냉전 이후 처음 이뤄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이었다. 클린턴 대통령은 역대 미국 지도자 중 최장기간인 8박 9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아 베이징·시안·상하이·홍콩 등 총 6개 도시를 방문했다.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은 공개석상에서 영어로 클린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으며,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 서두를 영어로 암송하기도 했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과 중국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 규모는 1000명 이상이었다. 톈안먼 사태 이후 냉랭했던 미중 관계는 이를 계기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을 찾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가족.(사진=AFP)
◇2001년, 2002년, 2005년, 2008년 부시 대통령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중국과 인연이 깊었다. 그는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재임 기간 4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특히 2008년 8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미국 정상이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첫 사례였다. 2008년 중국 방문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이뤄졌는데, 이후 미국은 금융위기와 이라크 전쟁이 맞물리며 고전했야 했다. 반면 중국은 경제적으로 부상했다.

동아시아 역사학자 존 델러리는 “사람들은 2008년을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며 “당시 중국인들에게는 자신감이 있었고, 미국인들은 그것을 오만으로 봤다”고 말했다.

2016년 항저우 국제공항에 도착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AFP)


◇2009년, 2014년, 2016년 오바마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중국을 자주 찾았다. 2009년 11월 국빈방문에 이어 2014년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2016년 항저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중국의 부상과 국제관계 재편 아래 2014년부터 양국 관계는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 마지막 방문이었던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의 전용기는 항저우에 착륙했는데, 항공기 앞쪽으로 계단이 연결되지 않으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비행기 뒤쪽으로 내려야 했다. 기술적 문제가 원인이었지만, 일각에선 이를 중국의 ‘홀대’로 해석했다.

2017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사진=AFP)


◇2017년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유세 기간 중국, 특히 중국의 무역 관행을 비판했다. 동시에 진보 정치인들도 세계화의 폐해에 대해 더 강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시 방중은 이런 배경 아래에서 이뤄졌다. 방중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친밀한 관계를 보여줬지만 이후 양국 관계는 더 전투적으로 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직후인 2018년 1월 중국과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이 무역전쟁은 팬데믹과 함께 그의 대통령 재임 기간 대부분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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