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정상회담…"'이란 협력' 불발시 다음주 군사행동 위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14일, 오전 11:5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9년 만의 방중을 두고 월가에서 관세·대만·인공지능(AI)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다음주 시장을 가장 크게 흔들 변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이란 압박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음주 초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AFP)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그룹의 티에리 위즈먼 외환·금리 전략가는 “중국이 미국·이란 문제에 개입하기를 꺼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귀국하는 다음주 초부터 대(對)이란 군사 행동 재개 가능성이 열린다”고 진단했다. 월가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단일 변수가 ‘이란’이라는 얘기다.

월가는 그동안 이란 전쟁을 의외로 무덤덤하게 받아넘겼다. 지난 3월 말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약 14% 올랐고, 빅테크 실적 호조까지 더해져 나스닥 종합지수와 함께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그러나 위즈먼 전략가는 바로 이 점이 다음주 위험 회피 심리를 키울 수 있는 빌미가 된다고 봤다. 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덜고 군사 옵션을 다시 꺼낼 여지가 커진다는 것이다.

맥쿼리 팀은 이런 패턴에 ‘살사’(SALSA)라고 명명했다.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 공격한다’(Stocks Are Lifting, So Attack)는 뜻이다. 위즈먼 전략가는 “이란이 양보하지 않고 중국마저 도와줄 생각이 없다고 못을 박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돌아오자마자 군사 행동 재개를 결단할 수 있다”며 “기본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위험은 분명히 쌓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월가에서 통용돼 온 ‘트럼프는 늘 발을 뺀다’는 의미의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거래의 정반대 개념이다. 타코 거래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발언으로 시장을 흔든 뒤 결국 발을 빼는 패턴을 노려, 충격 직후 저점에서 매수해 반등에 차익을 챙기는 투자 전략을 가리킨다. 위즈먼 전략가는 이번에는 그 반대로 강세장이 군사 행동을 부추기는 살사 국면이 펼쳐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란 관련 돌파구가 나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이란산 원유 최대 구매국인 중국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줄곧 한발 물러서 있었고, 이란 지도층을 압박할 의사도 보이지 않았다. 양국 정상회담의 의제도 11월 만료 예정인 무역 휴전 연장, 항공·농산물 분야 구매 약속 같은 경제 현안에 무게가 실려 있다.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솔루션스의 잭 자나시에비츠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회담 결과에 너무 큰 기대를 걸지 않는 게 좋다”며 “양측 모두 회담을 성공으로 포장하겠지만 의미 있는 정책 전환은 잠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어 “중국은 이란 문제 개입을 피해왔고 앞으로도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입장에서 이 수렁에 끌려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귀국 직후 이란에 대한 군사 옵션을 다시 검토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위즈먼 전략가는 거듭 경고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이란 관련 돌파구 없이 끝나면, 다음주 초가 시장에 가장 위험한 구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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