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연차·고령 근로자들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선 감축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AI 확산 국면에서는 오히려 숙련 인력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리버 와이먼의 연구 조직을 이끄는 존 로미오는 “CEO들은 이제 생산성을 주도할 주체로 중견·고위급 직원들을 주목하고 있다”며 “초급 인력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가 확실히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AI 에이전트의 업무 수행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I는 이미 주니어 개발자 수준의 코드 작성이나 영업 잠재 고객 분석 등 비교적 정형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반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을 판단하거나 복합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영역에서는 여전히 숙련 인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들이 초급 직무를 크게 줄인 반면, 고위직 고용은 대체로 유지했다는 하버드대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젊은 인재 육성을 줄이고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장기적으로 숙련 인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헬렌 라이스 올리버 와이먼 글로벌 리더십·변화 부문 책임자는 “향후 AI 에이전트 중심 조직을 관리할 중간급 인력을 확보하려면 지금부터 신입 인력이 회사와 업무를 학습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AI 시대에도 신입 채용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BM은 지난 2월 올해 미국 내 신입 채용 규모를 3배로 확대하고 AI 환경에 맞춰 직무 기술서를 재작성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예외적 사례에 가깝다는 평가다. 앞서 스탠퍼드대 연구에서는 젊은 근로자들은 AI 영향이 큰 분야에서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16%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고연차 직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더라도 고용 안정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테리사 길라두치 뉴스쿨 노동경제학 교수는 “기업들의 근로자 보호 의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