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화물차에 경유를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가격 정보업체 OPI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말 개전 이후 미국인의 연료 구매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50억달러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에너지 공급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미국 역시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에 나서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전쟁 이전 갤런당 3달러 이하 수준이던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개전 이후 50% 이상 오르며 4.5달러를 넘어섰다.
JP모건은 현재 수준의 휘발유 가격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미국 소비자들이 올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연료비가 1720억달러(약 25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부담은 저소득층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연구소에 따르면 중산층과 고소득층의 항공·숙박·관광 소비는 전년보다 증가했지만 저소득층 가구는 관련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서는 연 소득 12만5000달러 미만 가구의 평균 주유량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료비 부담 증가로 이동과 소비를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고유가가 장기화되자 각국은 다시 석탄 발전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다.
WSJ에 따르면 대만은 가동을 중단했던 석탄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했고, 한국 역시 지난달 석탄 발전량을 30% 이상 늘렸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가 석탄 화력발전소를 비상 대기 체제로 전환했다.
세계 주요 석탄 수출항인 호주 뉴캐슬 항구의 석탄 현물 가격도 전쟁 이후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년간 주요국들은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석탄 발전 비중을 줄여왔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다시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석탄은 천연가스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두 배 수준으로, 이번 흐름이 글로벌 탈탄소 정책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