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18일 이데일리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갈등의 해소가 아닌 갈등의 폭발을 늦추는 안전핀의 성격을 띤 ‘전술적 휴전’ 회담”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계기로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변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대만이 중국 통제권에 들어가면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미국은 현상 유지 전략을 유지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사진=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미국으로 돌아가는 에어 포스 원(대통령 전용기)에서 취재진에게 시 주석과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와 관련해 “매우 상세히 논의했다”고 말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미국은 1982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대만에 대한 ‘6대 보장’을 수립했는데, 여기에는 ‘대만 무기 판매에 대해 중국과 협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대만 정책에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나 대만 문제, 즉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에 대한 추가 무기 판매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교수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이 전략적 모호성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시절 미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명료성’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미국은 줄곧 대만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이어왔다”고 부연했다.
강 교수는 “대만은 미국에 있어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 등 전략적 가치가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방위를 이유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대미 투자를 끌어냈다”며 “대중 정책에 있어서도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레버리지인 대만 문제에서 미국이 물러날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미국의 대만 정책 변화가 이뤄진다면 동맹국들의 신뢰 문제로도 연관된다. 강 교수는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라도 해도 (미국의 대만 정책 변화는) 미국 내 상당한 저항에 부딪힐 수 있고, 동맹국엔 ‘미국 안보 공약의 조건부화’라는 불안을 남긴다”고 짚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 이후 5년 내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 양안 문제에서 한국도 자유로울 수 없다. 충돌이 확대되면 북한 개입 가능성 등 한반도 안보도 위태로워진다. 한국의 수출과 에너지 수입 상당 부분이 대만해협을 통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타격도 불가피하다.
강 교수는 이런 측면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 요구는 더 노골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주한미군 방위비와 동맹의 역할 확대,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대중 견제에 더 깊이 관여할수록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이란 이중 의존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한국도 대만처럼 안보 위협에 내몰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미국과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주한미군 역할·후방지원 범위 등을 사전에 정교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미동맹은 굳건하다’는 수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좀 더 구체화하는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미일 삼각 협력 체제를 확고화 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한미일 동맹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막고 중국의 소위 ‘와해 작전’도 막을 수 있다. 한미일 위기 소통 메커니즘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