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애리조나대학교 졸업식에서 AI의 잠재력을 역설하다 청중의 야유를 받았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스노빌 인근 박스엘더카운티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스트라토스 프로젝트' 부지에 출입 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유명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가 지원하는 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야생동물과 그레이트솔트레이크 수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과학계와 환경단체,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사진=AFP)
◇총격·화염병…반AI 정서, 폭력으로 번지다
지난달 텍사스주 20대 남성이 오픈AI CEO 샘 올트먼의 자택에 화염병을 투척하고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위협을 가한 혐의로 연방 소장이 제출됐다. 며칠 전에는 인디애나폴리스 시의원 론 깁슨의 현관문에 13발의 총격이 가해졌다. 깁슨 의원은 직전에 지역 데이터센터 건립을 승인한 인물이다. 현관 매트 아래에서는 “데이터센터 반대”라는 쪽지가 발견됐다.
AI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과격해지는 배경에는 복합적인 불안이 깔려 있다.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일자리 감소 공포, AI가 교육과 아동 정신 건강을 해친다는 우려가 맞물리고 있다.
스탠퍼드대·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연구진과 공동 여론조사를 진행한 그레고리 페런스타인은 “이렇게 빠르게 (반감이) 심화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AI 혁신을 가능한 한 빨리 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민주당원은 약 30%에 불과했다. 공화당원은 약 50%, 기술 기업 창업자들은 77%였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스노빌 인근 박스엘더카운티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스트라토스 프로젝트' 예정 부지 남쪽 수마일 지점에 로코모티브 스프링스 물새 보호구역 경계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게티이미지/AFP)
반AI 정서는 정치 지형도 바꾸고 있다. 미주리주 페스터스에서는 60억 달러(약 9조원) 규모 데이터센터를 승인한 지 일주일 만에 시의원 4명이 동반 낙선했다. 데이터센터 반대 페이스북 그룹 가입자는 약 36만명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4배로 급증했다.
여론조사 업체 블루로즈 리서치가 지난 1년간 분석한 39개 정치 쟁점 중 AI는 중요도 상승 속도가 가장 빠른 의제로 올라섰다. 공화당 소속 조시 홀리 상원의원(미주리주)은 데이터센터와 AI 기업에 새로운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테네시주 멤피스의 31세 민주당 하원 후보 저스틴 피어슨은 데이터센터 반대를 선거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공화당 지역에서도 공통 기반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총 235조원 프로젝트 봉쇄…투자 계획에 먹구름
산업계의 타격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데이터센터워치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 주민 반발로 최소 48개 프로젝트(총 사업비 약 1560억 달러·약 235조원)가 차단되거나 지연됐다. 기후 전문 미디어 히트맵 집계로는 올해 1분기에만 기록적인 20개 프로젝트가 취소됐다. 텍사스주 농업부 장관은 19일 초대형 데이터센터 신규 개발 모라토리엄을 촉구했다.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AI 기업들은 올해 중간선거에 수억 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데이터센터들이 “홍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픈AI의 크리스 러헤인 최고글로벌정책책임자는 “업계 전체가 이것이 국가와 세계에 왜 이로운지를 훨씬 더 잘 설득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AI 인프라 컨설팅 기업 세미애널리시스 CEO 딜런 파텔은 “수개월 안에 오픈AI와 앤스로픽을 겨냥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며 “AI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보다도, 정치인들보다도 인기가 없다”고 말했다. AI 업계가 대중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반발이 규제와 입법으로 제도화될지가 향후 핵심 변수다.
지난해 9월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마운트플레전트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MS) 데이터센터 단지로 전력 공급선이 연결돼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