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원전 파트너, 韓·튀르키예 기술·에너지 협력 기대"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0일, 오전 04:3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한국과 튀르키예의 ‘형제의 역사’는 기원전 고대 북방 초원 지대부터 시작해 현대의 혈맹에 이르기까지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어져 왔다. 튀르키예의 민족적 뿌리인 투르크계는 고대 북방의 ‘흉노’와 닿아 있다. 6세기 투르크족이 세운 유목 제국 ‘돌궐(突厥)’은 튀르크의 한자식 표기다. 고구려와 돌궐은 통일 중국 왕조인 수나라와 당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튀르키예가 오늘날까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부르는 역사적 근거가 바로 이 시기 동맹에서 비롯됐다. 두 나라는 1950년 6·25 전쟁을 계기로 다시 하나가 됐다. 튀르키예는 위기에 처한 한국을 돕기 위해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인 1만 5000여 명의 군대를 파병했다. 고대의 인연이 현대에 이르러 ‘피를 나눈 혈맹’으로 재탄생했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내년 수교 70주년을 앞두고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는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수교 70주년과 관련해 관광, 체육,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관계 부처가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 에르도안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올해 한국을 방문하면 2018년 국빈 방한 이후 8년 만이다.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해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국전력과 튀르키예원자력공사는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등에 대해 협력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튀르키예는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목표로 2050년까지 흑해 연안 시놉(Sinop) 지역에 20GW(기가와트)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2023년 시놉 원전 사업 참여를 위해 발전용량이 1400㎿에 달하는 ‘APR1400’ 원자로 4기를 건설하는 예비 사업 제안서를 제출한 바 있다.

타메르 대사는 사업비 400억 달러(약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시놉 원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이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고, 프로젝트의 중요도와 규모를 고려해 양국 모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사업은 ‘100년의 약속’이다. 원전을 건설하고 이를 사용하고 해체까지 100년 동안 교류가 이어진다”며 “현 시점에서 양국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부임한 타메르 대사는 어느덧 한국생활 5년 차를 맞았다. 지난 4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타메르 대사는 2023년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대지진 발생 직후 한국에서 쏟아진 구호 활동을 언급했다. 그는 튀르키예 이재민들을 돕고 싶다며 어린 자녀와 함께 수 개의 사과 박스를 들고 튀르키예 대사관을 찾은 한 부산 시민의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튀르키예를 생각하는지 그 애틋하고 깊은 마음을 느꼈다. 양국 관계를 다시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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