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사진=AFP)
이번 기소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미국은 쿠바를 해방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쿠바 정권을 전복하기 위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긴장 고조는 없을 것이며, 그렇게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쿠바는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인 상태”라며 “그들(쿠바 정권)은 석유도 없으며, 이미 국정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카스트로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것은 쿠바 정권에 대한 압박을 한층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카스트로 전 대통령은 형 피델 카스트로, 친구 체 게바라와 함께 1959년 쿠바 혁명에 성공한 후 국방부 장관과 공산당 제1서기, 국가평의회 의장 등을 지냈다. 피델 카스트로가 건강 악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2008년부터 2018년까지는 10년간 대통령을 역임했다. 그는 퇴임 후에도 쿠바 정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를 통해 미국의 기소를 두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는 정치적 행위”라며 “쿠바에 대한 무모한 군사적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꾸며내고 있는 명분을 강화하려는 목적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미 행정부 전·현직 관리들은 95세인 고령의 카스트로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되거나 강제로 끌려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쿠바 혁명의 상징 인물인 카스트로 전 대통령 체포를 위협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후 베네수엘라처럼 쿠바 정권이 미국에 순응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1990년대 초에도 카스트로 형제와 다른 쿠바 고위 관리들을 마약 밀매 혐의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브라이언 폰세카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교수는 “미국은 경제적, 정치적 압력을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사용하는 접근 방식의 유형과 순서에 많은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쿠바에 연료를 공급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고강도 제재를 가해 사실상 쿠바를 봉쇄 중이다. 쿠바 전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수십 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