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투기, 흑해서 英정찰기에 6m 위협 비행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09:3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 전투기 두 대가 지난달 흑해 상공에서 영국 공군(RAF)의 비무장 정찰기를 상대로 여러 차례 위협 비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가 영국 공군(RAF) 정찰기 ‘리벳 조인트’ 옆으로 바짝 접근해 비행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가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사진=AFP)
20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이날 “지난달 RAF 소속 정찰기가 흑해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 2대로부터 반복적으로 위협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진과 정황을 공개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가 RAF의 정찰기 RC-135W ‘리벳 조인트’에 바짝 접근해 비상 시스템을 작동시켰으며, 자동조종장치까지 무력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Su-27 전투기는 리벳 조인트 앞쪽에서 여섯 차례 통과 비행을 했는데, 기수에서 불과 6m 거리까지 접근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리벳 조인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부전선 방어를 지원하기 위한 통상적인 국제 비행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영국 국방부는 이번 위협 비행이 역내 러시아의 도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엔 러시아 잠수함이 북해 영국 핵심 해저 기반시설 인근 해역에서 활동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이번 사건은 국제 공역에서 작전 중인 비무장 항공기를 향한 러시아 조종사들의 위험하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의 또 다른 사례”라며 “이런 행동은 사고와 잠재적 확전의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나토와 동맹, 우리의 이익을 지키려는 영국의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와 외무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러시아 대사관에 공식 항의했다.

BBC는 이번 사건을 2022년 9월 흑해 상공에서 한 러시아 조종사가 RAF 리벳 조인트를 격추하려 했던 사건 이후 가장 위험한 도발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러시아 Su-27 조종사는 지상 관제소로부터 “타깃을 확보했다”는 식의 모호한 무전을 발사 허가로 오인해 정찰기에 미사일 두 발을 쐈다. 첫 번째 미사일은 발사됐으나 빗맞혔고, 두 번째는 제대로 발사되지 못한 채 떨어졌다. 만약 미사일이 명중했다면 나토 회원국이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에 빠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러시아는 이 사건을 “기술적 결함” 탓으로 돌렸고, 영국 국방부도 공개적으로는 이 설명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후 서방 국방 소식통 세 명은 BBC에 해당 조종사가 관제소의 모호한 명령을 발사 허가로 받아들여 미사일을 쏜 것이라고 전했다.

RC-135W 리벳 조인트는 RAF 제51비행대대가 운용하며, 통상 잉글랜드 링컨셔주 기지에서 출격한다. 이 정찰기는 첨단 센서를 이용해 전자기 스펙트럼 전반의 신호를 가로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전략·전술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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