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의결권 85%·7조원 순손실…베일벗은 스페이스X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전 10:05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예상되는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투자설명서를 제출했다. 이번 IPO는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세계 최초 ‘조만장자’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개된 투자설명서에는 예정 공모가나 목표 기업가치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스페이스X가 기업가치 1조 5000억달러를 목표로 이번 IPO를 통해 최대 8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결권 85% 쥔 머스크, 소유권 장악

200쪽에 달하는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머스크 CEO는 스페이스X 의결권의 8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머스크 CEO는 클래스A 주식 8억4950만주와 차결의결권(1주당 10표의 의결권 부여) 클래스B 주식 55억7000만주를 보유했다. 머스크 CEO를 제외하면 지분율 5%를 넘는 개인이나 기관은 없다. 머스크CEO를 포함한 다른 이사회 구성원과 경영진 등 내부자의 합산 의결권은 총 86%로, 투자자들이 머스크 CEO를 물러나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아쉬운 재무, 테슬라처럼 고평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페이스X의 재무 상태가 다른 미국 초대형주들과 비교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스페이스X의 지난해 매출은 187억달러를 기록했으나 49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가 114억달러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장 동력이 됐지만 그외 우주 사업이나 AI 사업은 재무적으로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스페이스X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 범위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받는 메타는 지난해 스페이스X의 11배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고, 600억달러의 이익을 냈다. WSJ는 “미국 상위 15개 기업 기준 이들의 기업가치는 대략 매출의 7배 수준”이라면서 “스페이스X가 최종적으로 1조 5000억달러의 가치로 평가된다면 이는 매출의 80배에 해당하는 밸류에이션”이라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AFP)
대형주 가운데 이례적으로 고평가된 종목으로 테슬라가 있다. 테슬라는 AI,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로보택시 서비스에 막대한 투자를 한 덕분에 2025년에는 이익이 미미했으며, 현재 주가는 최근 12개월 기준 이익의 거의 400배에 거래되고 있다. WSJ는 “결국 스페이스X와 테슬라 투자자들은 같은 베팅을 하는 셈”이라면서 “머스크 CEO가 오늘날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장기적으로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짚었다.

스페이스X의 지난해 총 자본 지출은 207억 달러에 달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년 동안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스페이스X는 새로운 스타십(Starship) 로켓 완성을 서두르고 있으며, 올해 2월 합병된 xAI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현금을 빠르게 소진해왔다. 지난해 발사 사업과 위성 사업은 합산 80억달러의 자본지출을 집행했다. AI 사업은 127억달러를 지출했다.

◇“화성 아니면 실패” 보상 패키지

머스크 CEO의 지난해 급여는 5만4000달러에 불과했다. 그의 보상 대부분은 주식 보상 패키지였다. 올해 1월 스페이스X는 머스크 CEO에게 클래스B 주식 10억 주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부여했다. 이 주식은 회사가 “최소 100만 명이 거주하는 영구적인 화성 인류 식민지를 건설하고, 회사 가치를 7조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일련의 시가총액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에 지급된다.

이어 올해 3월에는 이사회가 기존 xAI 보상을 대체하는 3억210만 주를 그에게 추가로 부여했다. 이 주식은 회사가 지구 밖 데이터센터를 완성하고, 기업가치를 6조6000억 달러까지 확대하는 12단계 시가총액 목표를 달성할 경우 지급된다.

이번 스페이스X 보상 패키지는 머스크가 CEO로 있는 테슬라에서 주주들이 별도의 보상안을 승인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나왔다.

◇ 이사회 구성원은 8명

스페이스X 이사회는 8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머스크 CEO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스페이스X 사장인 그윈 쇼트웰, 구글 임원 도널드 해리슨, 투자자 안토니오 그라시아스, 스티브 저벳슨, 루크 노섹 등이 이사회를 구성한다. 오랫동안 이사회 참관인으로 활동해온 랜디 글라인이 2월 이사회에 합류했고, 테슬라 이사회 멤버였던 아이라 에런프라이스도 합류했다.

밸러 에쿼티 파트너스 창업자인 그라시아스는 2010년부터 이사회에 참여해왔으며, 그의 회사는 스페이스X 클래스A 주식의 7.3%를 보유한 주요 투자자 중 하나다. 머스크 CEO를 잇는 주요 주주다. 예상 기업가치 1조5000억 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이 지분 가치는 1000억 달러를 넘는다.

스페이스X의 최고위 임원들도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대부분을 스톡옵션 형태로 8600만 달러를 받은 쇼트웰 사장은 클래스A 주식 550만 주와 클래스B 주식 71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테슬라 언급만 87차례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는 머스크 CEO의 다른 회사들에 지급된 금액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는 2025년 테슬라로부터 사이버트럭 1억3100만 달러어치를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에 구매했다. 2025년 스페이스X는 테슬라로부터 5억600만 달러 규모의 메가팩 에너지 저장장치를 구매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대규모 반도체 공장 테라팹과 인공지능(AI) 프로젝트 매크로하드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스페이스X 투자설명서에서 테슬라는 총 87차례 언급됐다. 문서에는 “우리는 향후 테슬라와의 전략적 협력 분야를 추가로 모색할 계획”이라고 적혀 있다.

◇정부 계약서 매출 20% 나와

지난해 스페이스X 매출의 약 20%가 미 연방 정부에서 차지했다. 미항공우주국(NASA)뿐 아니라 국방부와 정보기관도 포함된다.

회사는 국가안보 관련 업무에 대해 많은 세부사항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우주 기반 정보 활동을 담당하는 미국 정찰위성기관인 국가정찰국(NRO)이 고객이라고 언급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몇 년 동안 NRO와 함께 기밀 위성 네트워크 개발을 진행해왔다.

◇단계적 보호예수

머스크 CEO와 일부 주요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가 거래를 시작한 뒤 366일 동안 주식을 팔지 않기로 합의했다. 다른 IPO 이전 투자자들은 180일의 보호예수 대상이다.

다만 머스크 CEO 및 내부자를 제외한 주요 투자자들은 ‘조기 해제’ 조항을 통해 더 일찍 매도할 기회를 갖는다. 스페이스X가 첫 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 조기 해제 대상 주식의 최대 20%가 매각될 수 있다. 스페이스X 주가가 첫 실적 발표일 전까지 일정 수준을 유지하면 해당 주식의 추가 10%가 해제된다. 상장사로서 두 번째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를 포함해,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추가 주식 해제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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