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9일(현지시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아이멕 테크놀로지 포럼 2026(ITF)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푸케 CEO는 일론 머스크의 대규모 AI 반도체 공장 구상인 ‘테라팹’과 스타링크 위성 사업을 수요의 새 동력으로 지목했다. 테슬라·xAI·스페이스X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위한 테라팹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수년간 장비업체의 생산능력을 더욱 압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머스크는 이 모든 프로젝트에 매우 진지하다”며 직접 대화했다고도 밝혔다.
특히 스타링크에 대해서는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AI 기기, 휴머노이드 로봇, 자율주행차 등 모든 제품은 결국 데이터에 연결돼야 한다”며 그 연결망이 막대한 칩 수요를 창출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TSMC,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마이크론, 인텔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모두 ASML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쏟아내면서 이들 기업의 생산능력 확충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SML 장비 의존도가 높은 만큼, 공급 병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일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ASML은 생산량 확대와 장비 생산성 향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푸케 CEO는 차세대 초미세 반도체 공정용 노광장비인 ‘High NA EUV’ 장비로 생산된 로직·메모리 칩의 성능 데이터를 올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장비를 통해 수개월 내 첫 로직 칩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인텔이 초기 도입에 나선다. ASML은 대형 AI 칩 제조를 지원하는 두 번째 첨단 패키징 장비도 개발 중이다.
대(對)중국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서는 강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국 의회가 지난 4월 동맹국들에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동참을 강제하는 법안을 발의하자, 네덜란드 정부는 반발한 바 있다. 푸케 CEO는 ASML이 중국에 판매하는 구형 DUV 장비가 2015년 기술 기반(현재 기준으로 8세대 이전)이라고 설명하면서, 규제를 더 조이면 오히려 중국의 자체 장비 개발을 앞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먹을 것 없는 사막에 가두면 스스로 텃밭을 만들게 된다”고 비유했다.
유럽연합(EU) 규제 환경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EU가 AI 산업 도입 단계에서 미국·아시아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며 지난 2023년 제정된 EU AI법의 폐지 혹은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반도체 연구기관 아이멕(IMEC) 본부에 ASML이 제작한 4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고(高)개구수(High-NA) EUV 장비 하부 모듈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