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도 이란 전쟁권한 표결 무산…공화당 균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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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22일, 오후 03:0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미국 하원 공화당 지도부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수행 권한을 제한하는 전쟁권한결의안 표결을 전격 취소했다.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표결 자체를 막은 것으로, 이틀 전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트럼프의 전쟁 수행을 둘러싼 공화당 내 균열이 가시화됐다. 미국인 64%가 이란 전쟁을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하는 여론 속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 조짐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사진=AFP
이날 표결 취소는 공화당 의원 일부의 반대표 이탈 가능성과 결석이 겹치면서 촉발됐다. 이 사안과 무관한 별도 안건의 기명투표에서 공화당 의원 8명의 결석이 확인되자,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란 전쟁권한 표결에서 가결을 막기 어렵다고 판단해 즉각 철회를 결정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다수당이 의사일정을 통제하기 때문에 민주당이 단독으로 표결을 강행할 수 없어, 공화당 지도부의 표결 취소가 사실상 유일한 방어 수단이었다. 하원은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 5월 마지막 월요일) 연휴를 앞두고 1주일간 휴회에 들어가며, 표결은 6월로 미뤄졌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전쟁권한결의안을 발의한 그레고리 믹스(뉴욕) 의원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에게 충분한 표가 있었고, 공화당도 그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로 카나(캘리포니아) 의원도 “공화당은 전쟁이 인기 없다는 걸 안다. 절차 뒤에 숨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지도부가 표결 연기를 선언하는 순간 민주당 의원들은 하원 의사당에서 “당신들한테는 표가 없다!”고 외쳤다.

공화당 지도부는 ‘결석 의원들의 투표권 보장’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표결에 기록을 남기길 원했던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다”며 “복귀 후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도 이탈이 아닌 불참이 취소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번이 민주당이 하원에서 시도한 네 번째 전쟁권한 제한 시도다. 앞서 세 차례는 공화당의 일치된 반대로 모두 부결됐다. 지난주 표결에서는 212 대 212 동수로 아슬아슬하게 막혔고, 이번에는 결석까지 겹쳐 지도부가 표결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펜실베이니아의 브라이언 피츠패트릭 공화당 의원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찬성하려 했다며 “복귀 후 다시 표결에 부치면 통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원 상황은 이틀 앞서 상원에서 나타난 균열의 연장선이다. 상원은 지난 19일 유사한 전쟁권한결의안을 50 대 47로 가결했다. 공화당에서 4명이 이탈했으며, 상원 최종 표결도 휴회 복귀 후인 6월 초로 예정돼 있다.

다만 결의안이 양원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전쟁이 즉각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를 뒤집으려면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상·하원 모두 그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4%는 이란과의 전쟁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에 대한 여론 악화와 유가 상승이 의회 공화당을 압박하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6월 복귀 후 표결이 재개되면, 공화당이 이탈표를 막아낼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새로운 강력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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