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러 연준 이사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3일, 오전 01:15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2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충격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사진=김상윤 특파원)

월러 이사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 연설에서 “현재로선 전쟁의 영향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를 동결하며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곧 둔화하지 않는다면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며 “정책 성명에서 ‘완화 편향(easing bias)’ 문구를 제거해 금리 인하가 금리 인상보다 더 가능성이 높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가 충격이 일시적일 수는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추가 금리 인상을 더 이상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월러 이사의 발언 직후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반영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스와프 시장은 이날 12월까지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완전히 가격에 반영했다.

지난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연 3.5∼3.75%로 동결했지만, 성명서의 ‘완화 편향’ 문구를 둘러싸고 세 명의 위원이 반대 의견을 냈다. 이후 공개된 의사록에서도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물가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월러 이사는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자신의 판단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랫동안 완화 편향을 지지해왔지만 최근 몇 차례의 고용보고서와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세웠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에 일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안정적이지만 과열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진단하면서도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여전히 미국 경제에 제약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의 핵심 변수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흔들리기 시작한다고 판단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지금 당장 그런 행동에 나서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상황과 데이터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미국 소비자들은 향후 5∼10년 기대 인플레이션을 연율 3.9%로 예상했으며 이는 전달 3.5%에서 상승한 수치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4.8%에 달했다.

한편 월러 이사의 발언은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취임식을 앞두고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보다 빠른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고, 시장에서는 워시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월러 이사는 “연준 독립성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채권시장의 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도 “제도 자체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켜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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