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반년째 베이징 칩거…대규모 군부 숙청 부담 됐나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6일, 오전 10:3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72)이 올해 들어 베이징을 떠나는 일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외국 정상들을 자주 베이징으로 맞이하고 있지만 반년 넘게 해외 순방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다, 국내 시찰도 가까운 곳이나 짧은 일정에 그치고 있다. 대규모 군(軍) 간부 숙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해외순방 끊고 국내 시찰도 근거리만…올해 외유 ‘제로’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시 주석이 올해 들어 반년 넘게 해외 순방에 나서지 않은 채 베이징을 거의 떠나지 않고 있으며, 그가 직접 추진한 대규모 군 간부 숙청이 이런 두문불출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가장 최근 순방은 지난해 10~11월 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방문으로, 올해는 아직 한 번도 국외에 나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시 주석은 7차례 해외 순방에 나섰으며 총 12개국을 방문했다. ‘대국 외교’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대외 활동을 하던 시기로, 6월 한 달에만 네 차례 순방을 소화하며 일본과 북한 등 5개국을 돌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친 2020년엔 순방 횟수가 1차례에 그쳤으며, 2021년엔 국내에만 머물렀다. 팬데믹 이후엔 2022년 3차례(5개국), 2023년 4차례(4개국), 2024년 4차례(9개국) 등 다시 해외 순방을 늘렸으나, 지난해 돌연 4차례(6개국)로 줄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 7월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처음으로 불참하며 ‘건강 이상설’이 나돌기도 했다.

다만 올해 베이징으로 맞이한 외국 정상이 전날 기준 16개국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강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최근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다녀갔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자신감 상승과 ‘홈코트 외교’의 일상화”라고 평가하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의 글로벌 위상과 영향력이 강대해지면서 시 주석이 해외에 나갈 필요가 없어졌고, 반대로 중국에 손을 벌려야 하는 해외 정상들이 스스로 중국을 방문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활동 변화는 해외 순방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체로 한 달에 한 번이 관례였던 국내 시찰도 올해는 2월 베이징과 3월 허베이성 등 당일치기가 가능한 가까운 곳으로 한정됐다. 4월 말 상하이를 찾았지만 기초연구 강화 관련 좌담회 외에 공식 동정은 없었고, 곧바로 베이징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건강 이상은 아닌 듯…“대규모 군부 숙청 영향” 견해도

해외든 국내든 외출 자체가 눈에 띄게 줄어든 만큼,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우선 건강 이상설에 대해, 중국중앙(CC)TV 영상을 토대로 시 주석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대만 조사연구기관 중앙연구원의 차이원쉬안 연구원은 “비만도를 보여주는 체질량지수(BMI) 추정치가 2023년께부터 개선 추세여서 건강 상태는 또래와 비교해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이에 따른 체력 저하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이전보다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치 연구자이기도 한 차이 연구원은 다른 가능성을 지적했다.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등 군 간부에 대한 대규모 숙청이 영향을 미쳤다는 견해다. 그는 “시 주석은 권력 장악을 위해 자신이 직접 발탁한 군 간부를 처단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장 부주석의 부하들은 국내 곳곳에 있다”며 “군 내부의 불만 고조나 보복을 두려워한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 주석이 지방 시찰에 나설 때는 현지 부대 위문도 함께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지난해 이후로는 위문이 없는 사례가 눈에 띈다. 올해 2월엔 춘제(중국 설) 전 베이징에서 온라인으로만 위문했다.

차이 연구원은 TV 영상을 바탕으로 2015년과 2025년 베이징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서 시 주석의 표정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한 결과, ‘슬픔’이 차지하는 비중은 17.3%에서 48.6%로, ‘혐오’는 5.8%에서 13.6%로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군사 퍼레이드 시기는 시 주석의 측근인 허웨이둥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먀오화 전 정치공작부 주임에 대한 처분을 검토하던 때와 맞물린다. 차이 연구원은 “시 주석이 군에 대해 잠재적 위험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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