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의 첫 순수 전기차 모델 루체(사진=페라리)
페라리가 첫 순수 전기차를 공개했지만 시장에서는 고급 전기차 시장에 대한 회의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자동차 업계 침체와 무역 갈등 속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온 페라리가 전기차 수요를 오판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즈(NYT)는 전했다.
고급 전기차 시장은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전기차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다. 이에 따라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등 다른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부진을 이유로 전기차 전환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사진=페라리)
디자인은 기존 페라리 스포츠카와 차별화했다. 루체는 4도어 구조와 넓은 적재 공간을 갖춰 전통적인 페라리 스포츠카보다 고성능 GT(그랜드 투어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는 개발 과정에서 애플의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니 아이브가 설립한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과 협업했다. 페라리 회장인 존 엘칸이 직접 협력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자동차 업계의 관심사는 전기차에서도 페라리 특유의 엔진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페라리는 차축 중앙에 가속도계를 설치해 차량 구동 부품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소음과 진동을 수집·증폭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를 통해 가속 시 독특한 사운드를 연출한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전통적인 페라리 고객들이 전기차를 얼마나 받아들일지 여부다. 루체의 판매 가격은 이탈리아 기준 55만 유로(약 9억 6000만원)로 책정됐다.
이번 순수 전기차 출시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큰 승부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달아 전동화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상황에서 나온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루체의 흥행 여부가 페라리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페라리는 지난해 10월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성장 전망을 제시한 데 이어 전기차 전환 목표도 일부 후퇴시켰다. 회사는 현재 2030년 판매 차량 가운데 순수 전기차 비중을 20%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2022년 제시했던 40% 목표의 절반 수준이다.
베네데토 비냐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사업에 대한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전기 페라리가 출시되면 그때서야 고객이 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며 “전기차가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