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는 27일(현지시간) 2026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47억 2000만 위안(약 1조 47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2% 감소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 줄어든 990억 위안(약 22조원)을 기록하며 약 3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다만 매출은 시장 전망치와 대체로 부합했다.
샤오미는 전 세계적인 메모리 칩 부족 사태 속에서 세계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업체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메모리 제품의 공급 부족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가격이 급등했다.
2025년 2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이 스마트폰 샤오미 15 울트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AFP)
루웨이빙 샤오미 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비용 상승은 샤오미뿐 아니라 업계 전체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스마트폰 제품 구성을 개선하고 있으며 판매량 감소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샤오미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스마트폰 시장 감소율이 2.9%였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이 두드러졌다. 샤오미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형 제품 판매를 전략적으로 축소했다. IDC는 1분기 출하량 감소가 “2026년에 나타날 어려움의 전조에 불과하다”며 특히 저가형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샤오미 같은 기업들이 앞으로도 출하량 감소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루 사장은 올해 후반으로 갈수록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상승 속도는 둔화될 것”이라며 “업계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며, 단기간 내 메모리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창업자인 레이쥔 회장이 추진 중인 전기차 사업 전환과 치열한 중국 자동차 시장 경쟁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EV)와 AI, 기타 신사업을 담당하는 사업 부문은 1분기에 31억 위안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루 사장은 올해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기 가전제품을 포함한 스마트홈·사물인터넷(IoT) 사업도 올해 들어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소비자 보조금 규모를 축소하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해외 시장에서 IoT 기기 판매를 확대해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이날 향후 12개월 동안 최대 200억 홍콩달러(약 3조 8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올해 들어 이미 80억 홍콩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샤오미 주가는 지난해 7월 기록한 사상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홍콩 증시의 기술주 지수인 항셍 테크 지수 가운데에서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샤오미는 향후 성장 동력을 전기차 사업에서 찾고 있다. 회사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던 시기에 전기차 시장에 진출했다. 2024년 전기차 사업 진출을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60만 대 이상을 인도했다. 레이 회장은 올해 전기차 55만 대 판매를 목표로 제시했으며, 내년에는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주 YU7 SUV의 고성능 모델을 공개했으며, 테슬라 모델Y와의 경쟁 강화를 위해 더 저렴한 보급형 모델도 함께 출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이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전기차 사업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축소와 치열한 경쟁 환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와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에 직면해 있으며, 소비자 지원책 종료도 수요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샤오미는 AI 분야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초 자체 AI 모델 ‘미모(MiMo)’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했으며, 개발은 중국 대표 AI 모델 기업인 딥시크 출신 연구원 뤄푸리가 주도했다. 또 지난 4월 투자자 행사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했으며, 실제 환경에서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로봇 성능을 향상시키는 AI 모델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