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BP의 선임 사외이사인 어맨다 블랑은 성명에서 “앨버트는 BP의 변혁에 반가운 집중력과 속도를 더해줬다”면서도 “그러나 이사회는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지배구조 감독·행동 문제를 알게 돼 놀라움과 실망을 느꼈고,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BP 이사회는 또다른 선임 사외이사인 이언 타일러를 즉시 임시 회장으로 선임하고, 정식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BBC는 해임 결정 배경엔 매니폴드 회장의 괴롭힘과 고압적 행동에 대한 우려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회사에 정통한 한 인사도 이번 해임 결정에 대해 “쉽게 당길 수 없는 큰 레버”라며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짚었다. 그만큼 사안이 중대했다는 의미다.
BP는 괴롭힘이 해임 사유에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을 거부했다. 해임 소식이 전해진 직후 영국 런던 증시에서 BP 주가는 한때 9% 가까이 급락했다.
매니폴드 회장은 BP를 재생에너지 중심에서 다시 석유·가스 사업으로 되돌리기 위해 영입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9월 비상임이사로 합류한 뒤 다음달인 10월 회장에 올랐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잡음에 휩싸였다.
지난달 주주총회에선 주주의 5분의 1가량이 지배구조 우려를 이유로 그의 선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BP가 기후 활동가들이 제출한 안건을 주총에서 다루기를 거부한 데 대한 반발도 일부 작용했다. 매니폴드 회장은 해당 안건이 적법하게 제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매니폴드 회장은 모든 사안을 직접 챙기는 방식을 두고 과도하게 통제하려 한다는 내부 불만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사내 민감 정보를 부적절하게 다루거나 이사회가 결정해야 할 사안에서 이사회를 우회하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그의 해임은 BP가 호실적을 낸 직후에 이뤄졌다. BP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1~3월 순이익이 32억달러(약 4조8240억원)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석유 트레이딩 부문의 이례적 호조 덕분이었다.
한편 BP는 최근 수년간 회장과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교체되며 경영 불안에 시달려왔다. 회장직은 7년 넘게 자리를 지킨 헬게 룬드가 지난해 물러난 뒤 매니폴드가 이어받은 상태였다.
최고경영진도 부침을 겪었다. 버나드 루니 전 CEO가 동료들과의 관계를 공개하지 않은 ‘중대한 부정행위’로 2023년 사임했고, 뒤를 이은 머리 오친클로스 전 CEO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현재 BP는 지난해 12월 취임한 메그 오닐 CEO가 이끌고 있다. 타일러 임시 회장은 이사회가 회사의 전략 방향에 “깊은 확신”을 갖고 있다며 “오닐 CEO가 이미 조직을 단순화하고 강화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