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창신메모리 상장 초읽기…美봉쇄 맞서 반도체 독자 생태계 구축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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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6년 5월 28일, 오후 07:13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창신)가 상장을 추진한다. 자금 조달 규모만 6조원대에 달하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중국 반도체 굴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올 차이나(All-China)’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미국의 기술 봉쇄에 맞서 중국이 설계·제조·장비·소재 등 반도체 산업 생태계 전반을 자국 기업으로만 완전히 자립화하려는 공급망 구축 전략의 하나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8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창신은 전날 상장심사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록, 승인 절차를 거쳐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과학기술혁신판(과창판)에 상장할 예정이다.

창신이 상장을 통해 조달하게 될 자금 규모는 295억 위안(약 6조 5000억원)이다. 이는 2020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SMIC)의 523억 위안(약 11조 6000억원)에 이어 과창판에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창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이어 D램 분야 세계 4위 수준의 업체다. 중국에선 생산량과 매출액이 1위다. 최근 반도체 호황 국면을 맞아 실적도 크게 성장했다. 창신은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레노버, 샤오미, 트랜시온, 아너, 오포, 비보 등 중국 현지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618억 위안(약 13조 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5.6%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719.1% 급증한 508억 위안(약 11조 30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에 근접했다. 1분기 순이익은 330억 위안(약 7조 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268.6%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최대 1200억 위안(약 26조 6000억원), 750억 위안(약 16조 6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안팎에선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립을 위한 ‘올 차이나’ 생태계 구축 전략을 완성하기 위한 핵심 퍼즐 중 하나로 이번 창신의 상장을 꼽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프로세서와 메모리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D램이 인공지능(AI) 시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창신의 IPO가 중국 D램 분야에서 중국의 진척도를 가늠하는 지표로서 외국 투자자와 업계 관찰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정부는 막대한 자본 투자와 높은 기술적 장벽, 미국의 강력한 제재라는 난관에도 자립적인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면서 국내 DRAM 생산 확대를 오랫동안 우선순위로 삼아왔다”며 “최근 기술적 혁신을 이뤄낸 창신의 상장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D램 선도 기업인 창신이 상장하면 중국 내 메모리 칩 산업 체인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창신의 생산 능력이 확장되면 반도체 장비·재료 수요가 늘어나 관련 공급망 기업의 활동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중국 은하증권의 양차오 수석 전략분석가는 “중국 메모리 산업이 오랫동안 생산 능력 부족과 핵심 기술 추격 압박 등 고충에 직면해왔다”며 “창신의 IPO는 연구개발(R&D), 혁신 역량 강화, 생산 능력 구축과 업그레이드 가속화, 산업망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낸드플래시 분야 중국 최대 기업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상장을 준비 중으로 이들 기업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선두 기업을 추격할 것으로 예상한다. 홍콩 증시에서 자금 조달도 활발하다. 커창판에 따르면 이미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한 A주(주국 주식) 중 17개의 반도체 기업이 홍콩 증시에서 2차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중 4개 기업은 이미 상장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제조업이 이제는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국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성과는 세계 반도체 시장 구도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사업 확장에 따른 한국 업계 영향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반도체 공급이 늘어나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재와 기술 유출에 대한 대응도 시급하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중국 기업들이 한국 엔지니어를 영입해 기술이 유출되는 사항에 대해서도 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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