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몸값' 오픈AI·앤스로픽 IPO,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해외

이데일리,

2026년 5월 29일, 오전 10:58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인공지능(AI) 대표 기업 오픈AI와 앤스로픽이 이르면 올가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두 회사의 합산 기업가치는 2700조원에 달하지만 수익성 검증은 아직 과제로 남아 있는 만큼 IPO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8520억 달러(약 1278조원),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은 9650억 달러(약 1447조6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공개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수준이면 두 회사 모두 JP모건체이스, 엑손모빌을 웃도는 시가총액이다.

(사진=로이터)
◇“AI 시대의 소유권”…IPO 투자 매력은

두 회사가 내세우는 투자 논리는 명확하다.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핵심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성장 속도도 이를 뒷받침한다.

오픈AI의 연환산 매출은 지난해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앤스로픽은 더 가파르다. 올해 4월 기준 연 환산 매출(run-rate revenue·현재 실적을 바탕으로 추정한 연간 매출)이 3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불과 몇 달 전 190억 달러에서 빠르게 뛰어오른 수치다.

두 회사 모두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과 IPO 협의를 진행해 왔다. 오픈AI는 조만간 비공개 상장 신청(confidential filing)을 검토 중이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결국 IPO가 가장 유력한 경로”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앤스로픽은 제너럴모터스(GM) 상장을 주도한 경험이 있는 금융 전문가 크리스 리델을 이사회에 영입했다.

◇수익 없는 IPO…‘AI 버블’ 우려 정면 돌파해야

걸림돌도 적지 않다. 오픈AI는 여전히 대규모 적자 상태다. 반면 앤스로픽은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 약 5억 5900만 달러로 창사 이래 첫 분기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앤스로픽 측은 하반기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로 다시 적자 전환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직접 경고했다. 두 회사 모두 모델 구축과 운영에 드는 천문학적 컴퓨팅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지속적인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다. IPO 투자자들은 역대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 중 하나가 결국 수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AI 열풍이 버블이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오픈AI가 매출과 신규 이용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도했고, 오픈AI 측은 “사업이 순항 중”이라고 반박했다.

앤스로픽에는 별도의 불확실성이 있다. 앤스로픽은 자율 무기·대규모 감시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더 엄격한 안전장치를 요구하며 미 국방부와 갈등을 빚었다. 백악관은 이에 대응해 앤스로픽을 통상 외국 적대 세력에 부과하는 ‘공급망 위험(supply-chain risk)’ 업체로 지정했다. 최근 양측 회동에서 지정 철회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자금 블랙홀’ 스페이스X…IPO 시장 과부하 우려

두 회사의 상장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IPO와 경쟁 구도를 이룬다. 스페이스X는 올해 초 머스크의 AI 벤처 xAI를 인수한 데 이어 오는 6월 IPO를 통해 750억 달러 조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 일각에서는 한 해 투자자들이 집행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 회사가 연달아 상장에 나설 경우 수요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한편 AI 열풍의 파급 효과는 이미 증시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오픈AI에 칩을 공급하는 엔비디아는 챗GPT 첫 출시(2022년 11월) 이후 주가가 1200% 이상 급등해 시가총액이 4조8000억 달러 늘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같은 기간 주가가 4배가량 상승했다.

상장 이후의 경로도 주목된다. 분기 실적 공시 의무가 생기면 단기 수익 압박이 커지고 개방형 연구보다 상업적 제품 개발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소셜미디어와 게임 플랫폼이 걸어온 길처럼, 수익 우선 전략이 안전과 사회적 책임보다 앞서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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