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이번 주 기준으로 S&P500은 1.43%, 나스닥은 2.39%, 다우지수는 0.9% 상승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도 1.72% 올랐다.
4월 말 이후 나스닥은 8.36% 급등했고 S&P500은 5.15%, 다우지수는 2.78% 상승했다. 러셀2000 역시 4.24% 올랐다.
특히 S&P500은 지난 3월 저점 대비 약 20% 상승하며 9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23년 12월 이후 가장 긴 상승 행진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40년 동안 이런 수준의 연속 상승이 몇 차례밖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랠리가 단순한 유동성 장세가 아니라 AI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에 기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시장을 움직인 가장 큰 재료는 델 테크놀로지스였다. 델은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주가는 32.8% 폭등했다. 상장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이다.
이번 실적은 단순히 델 한 기업의 호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월가는 AI 투자 수혜가 엔비디아와 같은 반도체 기업을 넘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등 AI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델이 AI 서버 수요 증가를 근거로 전망치를 상향하자 관련 종목들도 동반 급등했다.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는 12.6%,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11.6%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5.4% 오르며 시가총액 확대를 이어갔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날 5% 상승했고 퀄컴도 3% 올랐다. 월간 기준으로는 마이크론이 무려 88%, 퀄컴은 약 40% 급등했다.
기술주 중심 ETF인 테크놀로지 셀렉트 섹터 SPDR(XLK)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5월에만 약 20% 상승했다.
연초 중국 AI 스타트업들의 등장 이후 AI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큰 폭 하락했던 소프트웨어 업종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S&P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종 지수는 이날 6% 이상 급등하며 올해 1월 말 이후 발생했던 낙폭을 사실상 모두 만회했다.
데이비드 니컬러스 XFUNDs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델은 AI 수익 확대 스토리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며 “AI 투자 사이클은 이제 반도체와 메모리를 넘어 광범위한 AI 인프라 스택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오성 권 수석 주식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AI를 둘러싼 시장의 열광이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번 랠리는 결국 실적이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AI 종목을 장기 보유하되 일정 가격 이상에서는 주식을 팔겠다는 조건의 콜옵션을 매도해 추가 수익을 얻는 전략도 제안했다.
27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사진=AFP)
중동 정세 완화 기대도 이날 증시 상승의 한 축으로 작용했다.
최근 월가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관련 뉴스에 따라 하루에도 수차례 방향을 바꿀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하지만 시장은 양측이 결국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행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현재 협상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합의에 가까운 상태”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상황실(Situation Room)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해야 하며 호르무즈 해협도 즉시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며 미국 측의 구체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 이후에도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시장은 휴전 연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맷 말리 밀러타박 수석 시장전략가는 “합의가 무산될 위험은 남아 있지만 최소한 휴전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문제는 시장이 이미 그 기대를 얼마나 반영했느냐”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역시 투자자들이 최근 수주간 이어진 각종 협상 관련 엇갈린 보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워싱턴과 테헤란이 일정 수준의 타협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렌트유 가격 추이 (그래픽=CNBC(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는 국제유가를 끌어내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73% 하락한 배럴당 87.36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는 1.77% 내린 배럴당 92.05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WTI는 5월 한 달 동안 약 17% 급락했다. 이는 2025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시장은 유가 급등이 미국 경제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10달러를 넘나들었고 미국 휘발유 가격도 급등했다.
당시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빠르게 안정되면서 채권시장 분위기도 바뀌었다. 이날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8bp(1bp=0.01%포인트) 내린 4.427%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3bp 떨어진 4.002%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는 이번 주 들어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말 이후 가장 좋은 주간 성과를 기록했다.
문제는 거시경제 여건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8% 상승했다. 근원 PCE는 3.3%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대비 6.0% 급등하며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제 성장도 둔화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연율 기준 1.6%로 하향 조정했다.
높은 물가와 둔화되는 성장이라는 불편한 조합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매파적이다. 제프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에너지 충격이 일시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도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될 경우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역시 연내 금리 인하 기대를 거의 접었다.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금리를 동결한 뒤 12월 한 차례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보다 AI가 만들어내는 실적 성장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물코프의 멜리사 브라운 투자결정연구 책임자는 “최근 거래량 증가를 보면 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는 의미”라며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에밀리 바워속 힐 바워속캐피털파트너스 대표도 “투자자들은 AI 인프라 붐이 지정학적 충격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결국 기업 이익을 따라간다. 이익이 증가하는 한 주가는 계속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 월가의 흐름을 한눈에. [월스트리트in] 구독좋아요는 선택 아닌 필수!









